[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오는 24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복귀 6개월을 맞는다. 재계는 이 회장 복귀 후 삼성이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정 등으로 한국경제의 '붕정만리(鵬程萬里)'를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붕정만리'는 붕새가 거대한 바다를 횡단해 간다는 말처럼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갖고 이를 실현해 나간다는 뜻의 고사성어다.17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경영 복귀 후 활발한 대외행보를 보이는 한편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조율ㆍ결정하기 힘든 과감한 경영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회장은 복귀 후 2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6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 내정자 등과 승진원에서 회동을 갖고 국내기업이 아직도 일본 소재부품기업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언급했다.'한국기업의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밝힌 이 회장은 바로 다음날(7일) 이탈리아 밀라노 등 유럽으로 20일간 장기출장을 떠난다. 밀라노는 지난 2005년 이 회장이 계열사 주요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밀라노 4대 디자인전략' 구상을 밝힌 곳이기도 했다.이 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5월 11일 계열사 사장들을 승지원으로 소집했다. 사장들 손에는 각 계열사들의 신성장산업 투자계획 보고서가 손에 들려 있었다. 주요 사장단들은 이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중복투자계획을 조율하고 유력한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금액을 늘렸다. 결정은 회의 끝난 후 바로 발표됐고 그 결과물이 바로 친환경, 건강 등 5대 신수종사업에 대한 23조원 투자방안이다. 삼성전자의 사상최대 투자(26조원) 역시 "어려운 때 과감한 선행투자를 통해 시장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복심이 철저히 반영됐다.5월 17일 삼성전자 기흥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불확실한 세계경제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인력을 더 뽑아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과 우리경제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스포츠외교분야에서도 이 회장은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지난 7월 승지원에 이광재 도시자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관계자들을 불러 격려했고 본인은 8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유스올림픽에 참석해 한국의 올림픽에 대한 열정을 대변했다.삼성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복귀 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경영의 큰 틀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스포츠외교가 이 회장의 가장 큰 현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오너는 전문경영인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보며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복귀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내년도 투자규모가 올해보다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한편 이 회장은 1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모교인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오는 20일 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이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가족들과 추석연휴를 일본에서 보낼 예정이다. 붕정만리 고사에서 붕새가 6개월을 날고 한번 쉰 것과 같이 6개월만의 휴식이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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