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인구에 '새 빛'…세계 최대,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작은가리섬.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이곳에서는 지금 한참 역사적인 사업이 진행중이다. 대우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규모도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총 사업비만 3135억원이 들어갔다. 축구장 12개 크기인 13만8000㎡ 면적의 부지 위에는 2만5400kW 규모의 수차발전기 10기가 들어서게 된다. 이 발전기가 한번에 생산해낼 수 있는 전기양은 최대 25만4000kW로,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스 랑스 발전소보다 1만4000kW 더 많다. 연간으로 따지면 5억5270만kW의 전기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는 소양강댐의 약 1.56배 달하는 규모로 50만명 인구의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조력발전은 조석간만시 방조제 내외의 수위차(낙차)에서 발생하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오염물질을 발생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 비해 발전 단가가 싸고 생산 규모도 큰 것이 장점이다. 또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고, 홍수 조절 등으로 인해 발전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수력발전과 달리 하루 두번, 5시간씩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력생산에 사용되는 연간 86만2000배럴의 석유를 절감해 약 800억 원에 달하는 유류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여기에 따른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유엔기후변화협약으로부터 청정개발체제(CDM)로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는 선진국에 배출권을 판매해 부가가치 창출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그동안 조력발전소는 까다로운 입지조건, 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단단한 지반, 막대한 비용의 방조제 건설 등으로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도 전세계에서 상업발전을 하고 있는 곳으로는 1966년에 준공한 프랑스의 랑스 발전소가 유일하다.대우건설의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여러 난제와 우려를 극복하고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가물막이 설치, 기초굴착, 부지조성, 수차구조물, 수차발전기 설치 순으로 차례차례 작업이 완료중이다. 바다쪽의 원형셀식 가물막이는 2005년 5월부터 10개월간 시공했다. 담수는 오는 10월부터, 발전소 시운전은 올해 말로 예정돼있다.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수차구조물 내의 발전설비인 수차 1기를 통해 초당 48만 2000ℓ의 바닷물이 유입되고, 5.8m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이 생산되는 식이다. 수차구조물 1개조의 크기는 길이 19.3m, 폭 61.1m, 높이 35m에 이른다. 그 안에는 날개 직경 7.5m의 터빈을 단 초대형 발전기가 설치된다. 이러한 수차발전기 10기가 설치돼 발전소 설비를 이루게 된다.이번 발전소 설비로 에너지 생산 뿐 아니라 수질개선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수문과 수차를 통해 하루에 오가는 물의 양은 1억6000만톤이다. 시화호 전체 수량 3억2000만톤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발전과정에서 시화호의 물이 꾸준히 바깥 바다와 순환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발전소 가동을 한 15일 후에는 평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3.7ppm이었던 시화호의 수질이 2ppm 수준의 바깥 바다와 같아지게 된다고 한다.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나온 흙을 이용해 자연생태체험공간, 문화예술공간, 레크리에이션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6만6000㎡의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중이다. 대우건설은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국내 최초, 세계 최대의 상징성을 지닌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때 폐수와 오염 등으로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는 1994년 물막이 완료 이후 2000년 들어 시화호 수질개선 대책으로 해수호로 전환됐다. 이후 시화호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으로 2002년 시화방조제에 조력발전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2004년 12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완공은 내년 2월이다. 대우건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건설함으로써 우리나라 건설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것"이며 "이외에도 강화도, 가로림만 등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국내 시장규모가 28조원 예상되는 조력발전분야에서 선두적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조민서 기자 summe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