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김태희, 또한번 연기 진화..힘 빼고 편안함 더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김태희가 달라졌다. 김태희의 연기가 달라졌다. 딱히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꼽으라면 힘들지만, 한마디로 말하라면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더 보탠다면 '자연스러움'이다.오는 16일 개봉되는 영화 '그랑프리'를 통해 드러난 김태희의 변화다. 김태희는 7일 오후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 시사회를 통해 한층 성숙된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뒤켠에는 스스로 아킬레스건이라 여겨왔던 연기 완성을 위한 다부진 노력이 엿보였다.영화 '그랑프리'는 경주 도중 사고로 말을 잃게 된 기수 주희(김태희 분)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주도를 찾아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우석(양동근 분)을 만나 희망을 되찾는다는 내용을 그린 스포츠 드라마다. 김태희는 우승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말 푸름이를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모든 것을 포기하려다 우석의 도움으로 다시 그랑프리에 도전하는 기수 주희 역을 맡았다. 전도유망한 기수였다가 실수로 친구를 잃고 실의에 빠져 제주도 목장에서 지내다 우연히 만난 주희에게 힘을 주는 우석은 양동근이 연기한다. 김태희는 시사회 후 "첫 단독 주연이어서 처음엔 부담감과 압박감이 심했다. 하지만 최대한 편하게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그의 말마따나 김태희의 연기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한층 편안해진 모습이다. 목과 어깨에 불필요하게 들어갔던 힘을 뺐고 눈빛에도 한결 여유가 넘쳤다. 이젠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듯 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고 가는 김태희는 때로는 우직하게, 때로는 영리하게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대역 없이 직접 말을 타고 비행기 활주로를 달리거나 푸름이를 잃고 트랙에 주저앉은 채 목놓아 우는 장면에서는 김태희 특유의 정직한 연기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또 엄마로 나오는 송옥숙과 눈을 흘겨가면서도 모녀간의 정이 뚝뚝 묻어나는 대화 장면이나 양동근과 티격태격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에선 김태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매력이 넘쳐났다.

[사진제공-싸이더스FNH]

특히 양동근과 펼친 해변가 키스신에선 취재진의 탄성이 나올 정도로 '김태희스럽지' 않은(?) 대담하고 과감한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김태희는 당시 키스신 촬영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휴가철인 7월에 촬영을 해서 피서객들에게 빙 둘러싸인 채 키스신을 찍었다. 아마 그분들한테는 너무나 좋은 선물이 됐을 것이다"고 했다. 이젠 넉살좋은 유머까지 던질 만큼 여유가 생겼다.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비로소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온 배우 김태희가 '그랑프리'에서는 힘찬 날갯짓을 펼치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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