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등 20여곳 매수 합창에도 '급락'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증권사 추천주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실적을 앞세워 대부분 증권사들로부터 공통적으로 추천을 받은 종목들이 최근 잇달아 급락하면서 가뜩이나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증시가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20여개 증권사로부터 '매수' 추천을 받고 있는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대한항공 삼성전기 하이닉스 한국타이어 LG이노텍 등이 힘없이 하락하고 있다.최다 추천에 빛나는 현대제철의 경우, 24일 6.33% 급락하면서 1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최근 나온 증권사들의 목표가가 15만원 수준이고, 장이 약보합 수준에서 마감된 것을 감안할 때 충격적인 급락이다. 증권사들의 매수 합창에도 기관이 5일 연속 순매도하며 하락을 부채질 했다. 증권사들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2기 고로를 비롯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주장이었지만 기관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했고, 결국 주가급락으로 이어졌다.지난달까지 장을 주도한 현대차 역시 힘을 못쓰긴 마찬가지다. 이달 초 고점(15만3000원)을 찍은 후 최근 13만원선으로 주저앉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변함없이 20만원 전후의 목표가로 '매수'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기관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포함해 전날까지 17거래일 중 14거래일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11거래일을 순매도 하는 등 차익실현에 비중을 뒀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이 와중에도 저점매수 기회라며 '매수' 리포트를 양산하고 있다. 25일에도 목표가 22만원(IBK투자증권)과 19만원 (메리츠종금증권)짜리 매수 추천 보고서가 나왔다.이달 들어 외인의 매도공세가 다시 지속되고 있는 하이닉스도 대부분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매수' 추천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목표가 2만5500원에 '중립' 의견을 낸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곤 대부분 3만원대 목표가에 '매수' 의견이다. 하지만 주가는 2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할 뿐 좀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삼성전기 LG이노텍 등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이같은 증권사 중복 추천 우량주들의 약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하락장의 신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상황이 뉴욕증시의 대폭락 이전 나타났다는 기술적 신호라는 '힌덴부르크 오멘(Hindenburg Omen)'의 조건과 비슷하다는 논리다. 이 조건이란 52주 최고가 종목수와 최저가 종목수가 총 대상종목의 2.2%를 상회해야 하고, 종합지수의 10주 이동평균선이 상승추세여야 하며, 맥클레란 오실레이터(McClellan Oscillator)'가 마이너스(-)를 유지해야 한다. 즉, "지수는 상승을 10주째 지속하고 있으나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상승폭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상승보다는 5~15%의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52주 최고가, 최저가 종목수 비율을 계산해보면 최고가 비율은 2.4%, 최저가 비율은 3.1%다. 상승보다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결과다. 만약 고점에서 5~15%의 조정이 나타난다면 코스피는 1700에서 1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하지만 이같은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이다. 김철중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기준으로 52주 최고가, 최저가 종목수 비율을 계산해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다다른다"며 "현장세는 '대형주 강세, 소형주 약세'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는 부정적 시그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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