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의 대물림..정의선 취임 1년

19일 남양연구소서 신차 깜짝 시승..디자인 이어 품질 강화에 역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의선 부회장이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개발중인 신차를 시승했다. 이날 오후 보고를 받기 위해 연구소를 들렀다가 개발 중인 신차 4종의 성능 테스트를 직접 실시한 것이다. 시승차 중에는 다음달 9일 청와대와 지식경제부 등에 제공될 예정인 전기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신차가 개발될 때면 직접 시승을 하는데, 한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수 차례 시승을 통해 문제점을 점검한다"면서 "날카로운 지적 때문에 연구원들이 진땀을 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회사 고위 관계자도 "정 부회장의 질문에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면서 "업무보고를 받으면 '기존에 나온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냐'고 꼭 묻는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지난 1년은 '앞선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품질 업그레이드'로 압축된다. 기아차 사장 시절 디자인, 브랜드 가치 강화의 기치를 내걸어 기아차의 업그레이드를 이룩한 정 부회장은 자신만의 경영 철학인 자동차 디자인에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품질을 접목하기 위해 분투했다.지난해 출시한 YF쏘나타와 최근 현대차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신형 아반떼는 정 부회장의 디자인과 품질 경영의 결정체다. YF쏘나타와 신형 아반떼 디자인에는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도 섣불리 적용하지 못한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녹아 있다. 또한 신형 아반떼는 품질 면에서 웬만한 중형차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 부회장이 연구소를 수시로 찾는 곳도 이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벤츠, BMW, 아우디 등 명차의 장점을 배우고 디자인 개발과 함께 품질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정 부회장은 취임 초기 현대차의 대형 세단인 에쿠스의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승객이 내리기 싫은 차를 만들라"고 강하게 질타한 사건(?)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또 브라질 공장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는 브라질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폭스바겐 골(Gol)을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골'은 브라질에서만 생산되는 폭스바겐의 소형 해치백 차량으로, 정 부회장이 'i30'의 브라질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이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노력은 올 상반기 현대차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 상반기 매출 17조9783억원과 영업이익 1조5660억원에 이어 순이익도 2조5170억원에 달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3.1% 급증했다.세계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5%를 넘어선 점은 정 부회장의 경영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품질 경영이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 중동, 중남미 지역 등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1% 증가한 53만4743대를 판매했다.회사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지난 1년은 현대차의 성장을 견인한 젊은 리더십을 잘 기록하고 있다"면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현대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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