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지난 18대 총선 이후 2년여간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해온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이번 주말 이후 본격적인 당권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고문은 정세균 전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과 함께 빅3로 분류되는 민주당 당권주자다. 손 고문의 최대 강점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대의원들과 일반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한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손 고문은 대의원과 일반국민여론조사에서 정 전 대표와 정 고문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한국인텔리서치가 실시한 ARS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그는 26.9%로 정동영 고문(18.9%)과 정세균 전 대표, 박주선 의원(이상 15%)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조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소 5%에서 최대 15%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고문의 최대 약점은 조직력이다. 그는 2007년 대선국면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조직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사람이라는 색깔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고배를 마셨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이번 전대에서 손 고문은 과연 당권을 잡을 수 있을까? 초반 분위기는 일단 고무적이다. 손 고문의 캠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합류했다. 손 고문이 과거 노 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을 때 친노그룹이 격렬하게 반발한 것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손 고문을 보따리 장수로 비판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다. 또한 조직의 귀재로 불리는 범동교동계의 박양수 전 의원이 조직책으로 손 고문 캠프에 합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아울러 원내에서도 김부겸, 신학용, 전혜숙, 최영희, 서종표, 이찬열, 이춘석 의원 등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10여명의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초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손 고문의 당권도전은 험난한 가시밭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대 걸림돌은 이른바 '손학규 불가론'이다. 손 고문의 한나라당 전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여전한 상황에서는 강력한 선명야당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 이러한 논리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서 이른바 손학규 때리기에 사용된 논리다. 손학규는 민주당의 주인이 아니라 손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이른바 빅3 후보가 모두 출마하고 전대전이 본격화하게 되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다. 또한 선거는 역시 바람보다는 조직이라는 정치판의 고전적 등식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7.14 전대에서 안상수 대표와의 접전에서 패한 뒤 서 "역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 고문은 당권 라이벌인 정 전 대표와 정 고문과 비교할 때 조직이 열세다. 정 전 대표의 경우 18대 총선 이후 2년여간 당 대표로 재임하면서 대표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고 정 고문 역시 각각 두 번의 대선과 전대를 거치며 갖춘 밑바닥 지지 기반이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이다. 한편, 손 고문은 기자회견 또는 민생현장 방문을 통해 정치활동 재개를 공식화하고 사회양극화와 남북관계 등 국가현안과 미래과제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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