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만 즐기는 특별한 여름날의 추억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 양구 들머리 길에 걸린 현수막 글이다.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글이다. 그러나 양구를 한 번이라고 찾은 이라면 이 글이 자랑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금방 눈치챈다.양구에는 강원 중북부 휴전선과 이웃한 최전방 지역이다. 그만큼 외지인들의 손길 덜 묻은 곳이다. 청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민통선내 두타연을 비롯해 펀치볼, 을지전망대, 제4땅굴 등 전쟁의 흔적도 많다. 이 외에도 숨겨둔 비경과 독특한 체험거리가 넘쳐난다.올 여름 양구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재미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양구배꼽축제=한반도 동서남북의 맨끝 지점에서 동서, 남북을 이어보면 그 한가운데 양구가 있다. 축제의 명칭이 '배꼽'인 이유다. 올해는 8월 7일~15일까지 양구레포츠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배꼽축제의 백미는 전국에서 7천여명의 선수들이 모이는 벨리댄스경연대회다. 화려한 의상과 배꼽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또 서천변 캠핑장에서는 텐트 200여개를 대여하는 배꼽캠핑촌도 열린다. 이외에도 두타연트레킹, 맨손고기잡기, 선사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여름축제가 풍성하다. 문화체육과(033-480-2229ㆍ2230)
△수입천계곡=수입천은 군사분계선 이북 옛 수입면 쪽에서 흘러오는 수량 많고 깨끗한 하천이다. 물샐틈 없는 경계도 아랑곳없이 물은 유유히 흘러와, 양구 서북쪽 산과 들을 굽이돌며 논밭을 적신 뒤 파로호로 들어간다. 총길이 34.8㎞다. 어름치, 열목어, 버들치 등 1급수에서만 사는 민물고기들이 뛰노는 아름답고 맑은 물길이다. 물살이 완만하고 깊지 않아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탓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캠핑을 하면서 견지낚시, 어항놓기 등 천렵을 즐길 수 있다.
△직연폭포 다이빙=방산면 장평리 수입천 변에 자리한 물줄기가 곧바로 떨어진다 하여 '직연'이라 불린다. 폭포의 높이는 대략 15m정도 된다. 한 여름이면 폭포 아래 쪽에 커다란 암벽 위에서 물속으로 뛰어 드는 청소년들의 즐거운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올 여름 용기있는 사람들을 위해 짜릿한 스릴이 있는 직연폭포로 달려보자. △산양증식복원센터=멸종위기에 놓인 산양이 살기 좋은 생태환경을 만들어 놓고 산양 증식을 위해 운영한다. 방사장과 사육장, 치료센터 등 산양의 멸종을 막고 증식시키기 위한 시설들이 있다. 살아 있는 산양의 모습도 지켜볼 수 있는 미니동물원인 셈이다. 바위 위에 올라앉거나 나무 사이로 사람들을 쳐다보는 산양의 모습이 이채롭다.
△펀치볼과 을지전망대=양구군 해안면은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펀치볼로 불린다.마치 화채그릇을 닮은 지형이라 하여 전쟁 당시 종군기자가 펀치볼이라 불렀다고 한다. 피의능선 전투전적비, 도솔산 전투전적비, 가칠봉지구 전투전적비 등이 그곳에 있다. 가칠봉 능선에는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등 안보관광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을지전망대는 해발 1049m에 세워진 높이 10m의 전망대다. 맑은 날 이곳에 올라서면 금강산 비로봉과 차일봉, 월출봉, 미륵봉, 일출봉을 볼 수 있다. △광치계곡=대암산 줄기를 타고 자리잡은 광치령 밑에 위치하고 있다. 쪼그리고 앉은 사람의 다리처럼 생긴 바위 틈 사이로 맑은 물이 떨어져 내리는 옹녀폭포를 비롯해 계곡 굽이굽이마다 바위와 물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2시간 가량 걸리는 옹녀폭포가는 길에는 금낭화, 초롱꽃, 마타리, 말날리 등 여름 야생화들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박수근미술관=그림 경매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하는 화가 박수근의 고향이 양구다. 정림리 야트막한 산자락 화가가 태어난 집 터에 2005년 박수근 미술관이 들어섰다. 낮고 길레 이어진 미술관은 요새나 성곽 같이 단단한 느낌이다. 돌을 투박하게 붙인 벽면은 박수근 그림의 두텁고 질박한 질감을 닮았다.스케치작품이나 유화 등 화가의 진본 그림이 걸려 있는 본관과 별관의 기획전실, 레지던스 스튜디어 등 공간을 갖추고 있다.
△방산자기박물관=방산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백자가마가 있던 곳이다.금강산에서 출토된 이성계 발원문 백자발을 만들어낸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광주 분원에 백토를 공급하던 곳으로 자기소가 있다는 기록 외에 양구에서 나는 백토가 다른 곳의 백토보다 품질이 좋다는 기록들이 있다. 자기박물관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도자기 생산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료 1만원. 단체는 9천원.양구=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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