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강호동, 변화가 필요해… 진정성은 어디로?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강호동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MC다. 맡은 예능프로그램 모두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각각 다른 진행방식으로 색다름을 추구한다. 차별화는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아쉬운 점도 속속 눈에 띤다. 특히 기획 초반 '강호동 생애 첫 토크쇼'라는 표어가 붙은 SBS ‘강심장’이 그러하다. ‘강심장’은 20여 명 게스트들의 폭로, 고백 등을 담은 배틀 형식의 토크쇼다. 그 형식은 10여 년 전 '서세원쇼-토크박스'와 매우 흡사하다. 강호동의 역할은 서세원이 맡았던 지휘자. 많은 출연진들을 통제하는 한편 재미를 이끌어내야 한다. 강호동은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웃고 과도한 리액션을 선보인다. 강력한 힘과 카리스마를 뽐내는 진행도 여전하다.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당초 기대했던 ‘강호동식 토크쇼’가 자취를 감춘 까닭이다. MBC ‘무릎팍도사’, KBS2 ‘1박2일’에서 드러나는 강한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입지는 오히려 고정 게스트들에 의해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강호동 특유의 진행 색깔이 점점 빛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그의 가장 큰 강점인 일관성 있는 진행능력을 스스로 깎아내린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게시판에는 “이특 등 많은 고정 게스트들로 초반과 달리 토크가 중구난방으로 변했다”, “강호동 특유의 휘어잡는 느낌이 사라지고 있다”, “많은 게스트들을 정리를 해줄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등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KBS]

대본 느낌이 짙게 풍기는 진행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강심장’과 같은 토크쇼는 사전인터뷰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인위적인 설정은 과도하고 과장 역시 지나치게 보인다. ‘짜고 치는 고스톱’의 느낌을 강호동이 효율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뻔히 보이는 정주리, 김영철, 김효진 등 고정 게스트들의 계산된 연기마저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타 프로그램에서 그가 쌓아놓은 이미지와 크게 대조된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1박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다. 진정성을 바탕에 깔고 시작한다. ‘무릎팍도사’도 마찬가지다. 게스트를 불러놓고 진실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두 프로그램 역시 대본을 안고 진행된다. 하지만 풍기는 느낌은 ‘강심장’과 천지차이다. 강호동 특유의 카리스마도 20여명의 게스트들을 유기적으로 이끄는 데 버거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관련게시판에는 “강호동 특유의 집요함으로 ‘강심장’ 게스트로부터 얻어내는 답변은 모두 계산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진정성이 묻어나야하는 토크쇼의 개념 자체를 강호동이 변질시키는 것 같다”, “힘 있는 진행과 호들갑으로 ‘무릎팍도사’가 아닌 ‘강심장’의 20여명 게스트들을 상대하기는 무리인 듯 싶다”는 등의 의견이 게재되고 있다. 아직 강호동은 ‘강심장’ 첫 방송 뒤로 콘셉트에 변화를 준 적이 없다.

[사진=SBS '강심장' 홈페이지]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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