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6.2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여야 정치권은 선거 직전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와는 상반된 결과에 깜짝 놀라며 "민심을 하늘처럼 떠받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살펴보면 이러한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우선 한나라당의 모습은 가관이다.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에 변화와 쇄신을 다짐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는 한나라당의 환골탈태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분기점이다. 친이계, 친박계, 중립계 등 모두 10명이 넘는 후보들이 출마해 모두 당의 변화와 쇄신을 역설했다. '친이 vs 친박'의 계파갈등이라는 '한지붕 두가족' 구조로는 당의 미래는 물론 2012년 대선과 총선도 장담할 수 없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표심을 뜻하는 이른바 이심(李心), 박심(朴心) 논란만 난무하면서 전대 취지를 왜곡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으로 시작된 친이계 내부의 권력투쟁설까지 활활 타오르고 있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평을 재선거 후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당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방선거 승리로 지난 대선과 총선 참패 이후 이어져온 기나긴 무력감에서 벗어났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드컵 축구에 비유하자면 상대의 자책골로 승리한 것에 불과한데도 '내가 잘해 이겼다'는 승리감에 도취돼 있다. 역대 최약체 야당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에도 아랑곳없이 차기 총선 공천권과 당권을 향한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류, 비주류의 난타전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오는 28일에는 서울 은평을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다. 지방선거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제발 싸우지 말고 서민이 먹고 사는 일에 신경써달라"는 민심의 요청을 외면한 정치권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민심이라는 바다는 정치인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 언제까지 여의도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한 작은 섬으로만 남을 것인가. 참 답답해진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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