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섭기자
(왼쪽) 이석연 법제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법제처장-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법령 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br />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계가 이석연 법제처장을 초청해 중소기업 관련 법령 가운데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에 대해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법제처장-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을 호소했다.이날 이석연 법제처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립되는 사안이 있다면 이젠 '배려'가 아닌 '양보'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기업이 약자인 중소기업에 양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사회적인 약자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으로 법령 체계를 바꾸고 있는 중으로 빠르면 올 8월께 대통령 보고를 거쳐 공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 처장의 이같은 발언은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중소기업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편법령 불만에 대한 토로가 이어졌다.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 이사장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거래처 상실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납품단가의 부당성을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이로 인해 제도 활용도는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도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하도급업체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도입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왼쪽에서 두 번째)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법제처장-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불합리한 법령과 관련한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조 이사장이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업주를 직접 출석시켜 고압적인 태도로 조사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처장은 "검찰도 바뀌는 마당에 근로감독관이 고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 교육을 통해서라도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된 이후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중소기업형 사업영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대기업 구매대행(MRO)업체의 산업용재ㆍ공구시장 진출 확대에 대해 사업조정 제도의 벌금액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 현행 벌금 기준은 매우 경미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진출을 사전에 억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방경수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 전무이사는 "중소기업 경영안정 보호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업조정 제도의 이행명령을 지키지 않는 MRO 업체에 대해 부과하는 벌금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며 "현행 벌금액인 5000만원 이하를 연매출액의 5%로 바꿔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 MRO 업체와 공구 관련 중소기업간에 진행 중인 사업조정은 총 4건.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사업조정' 제도를 통해 대기업의 사업시기 연기 및 규모 축소 등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권고에 대한 이행명령을 지키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소기업계는 ▲상조서비스업 관련 법령 개선 ▲신용카드가맹점 단체 설립요건 개선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산업단지 조성시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산업용지 분할시 최소면적 하향조정 등에 대해 건의했다.김대섭 기자 joas1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