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축전 기부금 낸 기업들 '초비상'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측 '특혜·댓가성 여부 조사'...해당 기업들 '당혹‥댓가성 없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개최됐던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식 축하공연 현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2009년 열렸던 인천세계도시축전에 기부금을 낸 기업들이 초비상에 걸렸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측이 인천세계도시축전 사업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면서 "기업 기부금에 특혜성 등 의혹이 있다"며 사실 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성호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15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갖고 "도시축전조직위원회의 보고를 받은 결과 자료가 허술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행사였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인수위의 이름으로 특별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당선자가 도시축전 관계자들로부터 도시락 오찬을 겸한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였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총사업비 현황(2007년 계획), 총사업비 변경(제일기획 계약해지), 신규사업 추가에 따른 변경, 정리추경에 따른 변경, 총사업비 현황(최종 결산) 등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수위는 결국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해 정확한 사업 내역 및 예산 집행 결과를 파악하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부실 보고ㆍ사실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보고에서 그동안 조직위 측이 "시 예산은 250억원만 투입됐다"고 해 왔던 주장이 실제로는 위탁사업수익금 283억원을 포함해 533억원이 시 예산에서 지원 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인수위는 특히 도시축전 당시 대기업들이 낸 기부금에 대해 "대가성 특혜 의혹이 있다"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철저히 실태를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2009년 개최됐던 인천세계도시축전에는 많은 기업들이 많게는 100억대의 기부금을 내고 독립전시관을 운영했다. 사진은 도시축전 행사장내 설치됏던 기업 독립전시관 현장.

도시축전에 기부금 또는 휘장 수입 등 기업이 낸 돈은 지난해 7월 말 현재 374억원 가량으로 확인됐었다. 포스코건설이 기부금 100억원ㆍ후원금 20억원 등 120억원으로 가장 많이 냈고, 신한은행이 기부금 50억원ㆍ후원금 20억원으로 70억원을 내 뒤를 이었다. 이어 OCI(옛 동양제철화학) 30억원, SK텔레콤 24억원, 셀트리온 10억원, SK건설ㆍSK에너지 각 8억원 등의 순이었다. 대우건설ㆍ현대건설도 후원금을 냈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인천에서 큰 사업을 벌이고 있어 그동안 지역 일각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낸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추측이 있어 왔다. 인수위는 또 시교육청을 동원해 입장권을 강매했는지 여부, 제일기획과의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28억원 등 예산 낭비 여부 등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행사가 어떤 취지에서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예산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기업체에 특혜를 준 것은 없는지 등 감사원에서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감사 결과에 따라 형사고발이나 인사조치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시축전에 기부금을 냈던 기업들은 감사원으로부터 기부금을 내게 된 경위와 댓가성 여부 등을 조사받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해당 기업들은 당황하고 있다. A 기업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까지 받게 된 상황에서 우리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게 된 기업의 처지에서는 지역사회 공헌과 마케팅이라는 1석2조의 차원에서 기부금을 냈던 것"이라며 "특혜나 댓가성 등의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B기업 관계자도 "수백만의 관람객들에게 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차원에서 기부금을 냈던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라니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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