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넥서스원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애플 아이폰과 구글폰 넥서스원이 한 배를 탔다. KT 이석채 회장은 지난달 31일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중순경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인 넥서스원을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KT는 넥서스원을 통해 SK텔레콤의 스마트폰 파상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아이폰으로 구축한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넥서스원은 구글이 독자 브랜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으로 대만 HTC가 위탁생산한다. 안드로이드의 본가인 구글이 직접 내놨다는 점에서 출시 초기 '아이폰 킬러'로 꼽히며 전세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구글이 이통사 대신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판매량은 15만대로 미미했다. 구글은 지난달 5일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의 전파인증을 획득하며 넥서스원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28일 애플 아이폰을 국내 도입,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70만대 이상을 팔아치우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왔다. KT가 애플의 아이폰에이어 경쟁사인 구글의 넥서스원까지 도입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일단 애플과 구글 입장에서는 KT를 통해 오월동주하는 형국이 됐다. 게다가 넥서스원은 SK텔레콤이 지난달 국내 출시한 HTC의 디자이어와 제조사가 같은 사실상 '쌍둥이' 모델이어서 형제끼리 다투는 양상이다.
HTC 디자이어
사양도 엇비슷하다. 넥서스원이 트랙볼 마우스와 터치버튼을 택한 게 광마우스와 물리적버튼을 채용한 디자이어와 다르다. 전반적으로 후속모델인 다지이어에 비해 넥서스원이 한 수 아래라는 평이다. 그러나 구글이 내놓는 만큼 운영체제 만큼은 최신인 2.2(프로요)를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중 가장 먼저 탑재했다. 넥서스원은 이달 중순부터 KT 온라인매장 폰스토어에서 판매되며 내달 일선 매장을 통해 본격 시판된다. KT가 넥서스원을 도입한 것은 그만큼 스마트폰 확보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이달 중순부터 최대 전략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S'를 포함 10종의 이상의 스마트폰을 쏟아내는 반면 KT의 라인업은 노키아 X6와 LG전자 SU-950 등 몇몇에 국한된다. 특히 아이폰 출시로 인해 형성된 삼성전자와의 앙금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이폰 후속모델이 나올때까지 SK텔레콤의 파상공세에 맞설 라인업 확보가 절실한 KT로서는, 구글폰 넥서스원이 번뜩 눈에 들어왔고 넥서스원 판매가 지지부진해 고심하던 구글역시 애플과 한 배를 타야하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넥서스원은 아직 국내 판매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현지 판매가 기준 529달러(60만원선)로 89만원선인 SK텔레콤 디자이어에 비해 낮다. KT의 스마트폰전용 요금제를 통해 아이폰 수준 이하로 염가에 구입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다. 게다가 구글이 직접 내놓은 휴대폰이라는 상징성도 적지않다. 정식출시전임에도 개인인증해 개통한 고객이 700명에 달할 정도로 입소문을 타는 것도 KT의 마음을 움직인 계기가 됐다. 다만 고사양 스마트폰이 급증하면서 국내 소비자 취향이 부쩍 높아진데다 아이폰 후속작과 갤럭시S에대한 대기수요가 만만치않아 넥서스원 안착의 변수로 꼽힌다. 조성훈 기자 sear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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