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DNA]1위의 비결 '끊임없는 연구개발'

재계 100년 미래경영 3.0 창업주DNA서 찾는다업계 최초 연구소 설립… 매출 대비 3.5% R&D 투자한방화장품 개발 앞장 '설화수' 4년만에 1000억 신화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전경.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 2003년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최장기 근속자'로 당시 79세던 장원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선정된 것이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서 회장은 56년이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해 퇴직금만 28억원이 넘었다. '한우물' 경영을 중시하는 개성상인의 기질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서 회장은 5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일하며 '앞선 기술과 품질'이란 가치 구현에 전력을 다했다. 이런 신념 하나로 서 회장은 1954년 업계 최초로 화장품 연구실을 개설했다. 1957년부터는 매해 기술자들을 독일과 일본으로 직접 보내 선진기술을 습득하게 했다. 이처럼 오랜 역사가 밑바탕이 됐기에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화장품 연구분야에 선두로 설 수 있었다.1990년대 중반부터는 피부과학연구소에 집중 투자했으며 1994년에는 의약연구소를 세워 신약개발과 건강한 식문화를 연구하는 일도 이어갔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헬스연구동, 식품연구소 등도 추가해 건강과 미에 관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현재 이 회사 기술연구원 인력만 350여명으로 국내서는 독보적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약 3.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세계적인 화장품업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아시아 지역의 여성 가운데 50%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미백화장품을 개발하고 자외선차단제, 주름개선 화장품 등 비교 우위에 있는 기능성 제품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특히 창업 때부터 이어온 식물에 대한 깊은 이해는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인삼으로 유명한 개성지역 출신답게 서 회장은 1967년부터 인삼 중심 한방미용법 연구를 직접 지시했고, 전통 약용 식물의 피부효능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입증해 냈다. "먹어서 몸에 좋은 건 피부에도 좋다"는 기본적 상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 같은 연구 끝에 1997년 출시한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출시 4년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는가 하면 지난 2008년에는 단일 브랜드 최초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10%가 넘는 수치며 한방화장품만 따졌을 때는 60%에 육박한다.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오는 2015년 글로벌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자연(natural), 친환경(echo), 첨단(edge)'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전세계에 퍼져 있는 천연자원을 확보하고 이로부터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우수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다방면으로 연구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시베리아, 아마존, 극지 등의 식물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용 약초원을 설립하는 등 국내산 한방자원을 확보키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올해 말에는 기존 연구소와 연계한 제2 연구소를 추가한다. 총 5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만5000㎡ 규모의 연구동을 신축하고 2015년까지 연구원도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 고객을 겨냥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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