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천안함 사태 후폭풍 대응키 위해 외환시장 통화공급 확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검토북한 반입되는 원자재, 중국 등 타국으로 전환[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최근 원화가치와 주가가 동시에 폭락해 사실상 패닉(심리적 공항)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부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이 꺼낸 카드는 외화유동성 확대와 원자재 수입 다변화 등 크게 두 가지다.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심리불안 등으로 쏠림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환당국은 필요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하게 공급하는 등 사실상 시장개입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또한 코트라(KORTA), 무역협회 등과 협력해 수출입 및 바이어·투자자 동향을 일일 점검해나가고 혹시 모를 원자재 가격 폭등에 대비해 수입선을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천안함 사태 관련 경제분야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을 천명한 것은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임을 밝혀지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강경대처를 선언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금융위기가 스페인으로 확전되는 양상이 보이면서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이 거세시고 있는 등 악재가 거듭되면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25일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44포인트 급락하면서 1560선으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50원 이상 치솟는 패닉(공황)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재정부에선 시장의 심리적 안정화 차원에서 지난 2월 1일 종료시킨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달러 발행국인 미국정부는 달러를 무한정 찍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체결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화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로 작용한 바 있다. 임 차관은 "외환 시장에 지나친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우리 경제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채권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과거 북핵실험 등 북한관련 사태 시에도 시장불안이 단기에 그쳤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금융시장 불안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남북 교역·교류 중단에 대응해 수입선 다변화도 적극 추진한다. 재정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과 원자재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북한 수산물 반입 감소에 따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등으로의 수입선 다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에서 반입되는 무연탄·흑연 등 일부 원자재에 대한 타국으로의 수입대체, 섬유업체 등의 북한 임가공 중단에 따른 대체거래선 발굴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섬유산업연합회 내에 ‘대북교역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주요 생필품 가격·수급 동향을 일일점검하면서 필요시 유통질서 확립 및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정부가 유동성 확대와 함께 원자재 수입 다변화에 나선 데는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자칫 우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우리의 총수입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고,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96%에 이르는 실정인 만큼 원자재 수입가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실제 1년 전에 비해 철광석 86%,고철 65%, 구리 95%, 니켈 150%, 알루미늄 70%, 천연고무 70%, 펄프는 64%나 올랐다. 여기에 북한에서 들어오는 일부 원자재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원자재의 경우 무관세 또는 즉각적인 탄력관세를 통해 필요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원자재 확보를 위한 주요 원자재 수입 여신 확대와 환변동 보험이 시행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수출·원자재수급 및 물가 등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며 “5월중 일평균 수출·수입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증가하면서 정상적인 수출입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이날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에서 "최근 븍한 리스크와 관련해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지금까지 여러 차례 비슷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단기간 내에 회복한 경험이 있으며 재정건전성, 외환보유액 등 우리경제의 충격흡수 능력과 국제사회의 높은 신뢰도 등을 감안할 때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규성 기자 bobos@<ⓒ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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