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저축은행 구조조정 본격화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스페인중앙은행이 오랜 골칫거리였던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2일 스페인 중앙은행이 로마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저축은행인 카자수르를 인수했다. 코르도바 소재 저축은행인 카자수르는 130억유로의 대출과 스페인 금융시스템 전체 자산의 0.6%를 보유하고 있다. 1864년 로마 가톨릭교회가 설립한 이 은행은 저축은행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됐다. 카자수르는 지난해에 5억9600만유로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억1400만유로 손실을 냈다. 스페인 금융시스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45개 저축은행들의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필요성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전부터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그리스발 재정적자 우려로 스페인 신용에 대한 우려까지 증폭되고 있어 스페인 정부가 저축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서두르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중앙은행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두번째다. 앞서 지난해 3월 스페인중앙은행은 까스띠야 라 만차(CCM)를 인수한 바 있다. 건설 및 주택시장 붐 시기에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면서 다른 상장 은행들에 비해 빠른 성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주택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스페인 경제가 오랜 침체기에 빠지면서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대출은 엄청난 속도로 불어났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0%를 넘어섰고, 대규모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의 통합 및 청산은 스페인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스페인은행연합 대변인은 “스페인중앙은행이 카자수르 문제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구조조정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종사자들은 스페인중앙은행이 저축은행인 까스띠야 라 만차(CCM) 문제 해결에 너무 늦게 나섰던 것 처럼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스페인중앙은행이 최후의 순간에 행동에 나설 것이 아니라 문제를 미리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인해 카자수르의 경영권은 박탈됐고, 스페인 정부가 조성한 은행 구제금융 기금의 관리자 3명이 임시 경영진을 맡는다. 또한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 기금이 카자수르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스페인중앙은행은 카자수르의 지불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5억유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아울러 카자수르를 경매로 처분할지 일부 자산 및 유동성을 매각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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