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는 63회 칸국제영화제가 12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각) 개막작 '로빈후드' 상영과 함께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칸 일대에 폭풍이 몰아친 데다 아이슬랜드 화산재로 인해 영화제 개막에 차질이 예상됐으나 이날 개막식은 화창한 날씨 속에 개최됐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는 개막작 '로빈후드'의 두 주연배우 러셀 크로,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해 질 자콥 조직위원장,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팀 버튼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케이트 베킨세일, 베네치오 델 토로, 셀마 하이엑, 에바 롱고리아, 장 클로드 반 담, 등 수많은 스타들이 참석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위원장을 비롯해 김을동, 김금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비공식부문 비평가주간 출품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감독과 서영희, 지성원이 참석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 개막작은 러셀 크로 주연의 '로빈후드' 이날 개막식은 러셀 크로 주연의 '로빈 후드' 상영으로 끝을 맺었다. 이 영화는 이번 주말 전세계 개봉을 앞두고 칸영화제의 화려한 레드카펫으로 톡톡히 홍보 효과를 얻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만큼 취재 열기와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러셀 크로는 12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를 영화로 만들었고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더 찾아보기를 바란다"며 "이전의 로빈 후드 관련 영화는 주인공의 동기나 뒷이야기에 대해 만족할 만한 느낌을 주지 못했는데 이 영화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중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스페인, 브라질, 영국, 포르투갈 등 모두 훌륭한 팀이지만 호주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무릎 수술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로 칸 방문을 취소했다.
◆ '하녀' '시', 황금종려상 놓고 경쟁23일까지 12일간 이어지는 이번 63회 칸영화제에는 총 19편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한국영화는 그 중 두 편이 포함됐다.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동반 진출하면서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도연은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올해 또 다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경쟁부문 두 편 외에 주목할만한 시선에는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초청됐다. 1999년 '강원도의 힘'을 시작으로 홍 감독은 이번까지 모두 6편을 칸영화제에 진출시켰다.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는 김태용 감독(세종대)의 '얼어붙은 땅'이 진출했다. 비공식 섹션인 비평가주간에는 신인 장철수 감독이 연출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상영된다. 또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고, 이광모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감독주간 부문의 유로파 시네마 레이블상 심사를 맡았다.◆ 프랑스, 아시아 영화 강세올해 경쟁부문에 가장 많은 초청작을 낸 나라는 프랑스다. 합작영화 한 편을 포함해 총 네 편이 경쟁부문에 올랐다. 반면 미국영화는 '본 아이덴티티' '점퍼'의 덕 라이먼 감독이 연출한 '페어 게임' 단 한 편이다. 우디 앨런, 올리버 스톤, 리들리 스콧의 신작은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됐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올해에는 프랑스 영화가 무척 좋다. 예전에는 미국영화가 많았는데 올해는 하나뿐이다. 우리는 국가가 아닌 영화별로 초청 여부를 결정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아시아 영화의 강세가 이목을 끈다. 19편 중 6편이 아시아 영화이며 모든 감독이 세계 영화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두 감독과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중국의 왕샤오슈아이, 태국의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등이 유럽 감독들과 경쟁구도를 이룰 전망이다. 켄 로치를 비롯해 마이크 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이미 황금종려상 수상 경력이 있는 스타 감독이라 이들의 재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높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팀 버튼 감독은 12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심사위원단은 모두 다른 심사위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마음을 열고 모든 감독들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세계 스타들, 칸으로예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칸영화제를 빛낼 전망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로빈후드'의 주연배우 러셀 크로와 케이트 블란쳇을 위시해 숀펜, 나오미 와츠, 찰리 신, 앤소니 홉킨스, 샤이어 라보프,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한편 '하녀'의 임상수 감독과 배우 전도연, 이정재, 윤여정은 13일 칸에 도착할 예정이며, '시'의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 등은 17일께 영화제를 찾을 전망이다. 고경석 기자 kave@<ⓒ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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