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예정된 2차 브릭스(BRICs)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한다. 그러나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엔 이들 국가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입장이 너무 제각각. 오히려 이번 기회에 함께 이뤄지는 남미 개별 국가들 간의 회의가 더 실익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차 브릭스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브릭스 국가들은 공정한 글로벌 경제체제의 필요성과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 육성 등에 관한 논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브릭스 국가들은 투기세력의 공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작년에 거론됐던 얘기를 한번 더 상기시켰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FT는 지적했다. 우선 금융위기 후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브리질은 통화 절상 속도를 늦추려는 목표에서 작년 해외 유입자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러시아의 경우, 통화 절상이 국내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강세를 지연시키기 위해 브라질과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중국은 내부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현 통화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지언정, 통화 절하 정책을 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인도의 경우 이미 지난 6개월 동안 무역가중환율을 8% 상향조정했다. 이는 '브릭스'라는 단어로 이들 신흥 4개 국가들을 한데 묶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일례로 브릭스는 이번주 브라질에서 회의를 여는 입사(IBSA)처럼 사무국을 갖추지도 못했다. 입사는 남반구 소재 개발도상국 대표 주자인 인도-남아프리카-브라질 간의 '남남(南南) 협력' 확대라는 뚜렷한 목표의식 아래 지난 2003년 탄생됐다. 반면 브릭스(BRIC's)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의 머릿글자로 조합된 단어에 불과하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001년 처음 용어를 사용한 이래 신흥 경제국의 대명사로 떠올랐지만 이들 국가들 간에 지리적·문화적 공통분모를 찾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브릭스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국제통화기구(IMF)에서 발언권을 놓고 다투는 경쟁 국가에 가깝다. 브릭스 회의 자체보다는 남미 국가들과 인도·중국·러시아 사이의 개별 정상회담 결과에 눈길이 더 가는 것도 이 때문. 특히 최근 해외 에너지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중국은 지난 달 중순, 국영석유업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를 통해 아르헨티다 브리다스 에너지 홀딩스의 자회사 지분 50%를 31억달러에 매입, 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브라질 방문 후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찾을 예정이다. 중국과 남미의 교역규모는 2000년 100억달러에서 2008년 1000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남미가 금융위기로부터 회복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원자재 수출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있었던 중국의 아르헨티나 콩 수입 금지 조치, 작년 중국 철강 업계의 브라질 발레 철광석 수입 거부 등 사건이 이런 문제를 노출했다. 중국이 남미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이를 얼마나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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