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두바이의 에마르 프로퍼티스 PJSC가 시공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은 실비아 투린. 분양금 52만달러 중 3분의 2를 지급한 후에야 완공이 2012년에나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초 예정보다 2년 지연된 것. 이 사실을 알고 나머지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자 건설업체는 연체료를 부과했다.투린은 "절망적인 기분인 것은 물론 선택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낀다"라면서 "아파트에 대한 아무런 권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튜린과 같은 투자자들은 무려 400여명에 달한다.12일 블룸버그통신은 두바이 건설사들의 횡포가 점입가경이라고 보도했다. 구입자에게 착공도 되지 않은 건물에 대한 중도금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공사 지연과 취소도 예사다. 시장 조사기관 프로리드는 두바이 건설업체들이 지연하거나 취소한 공사 규모만 해도 33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에마르 뿐만이 아니다. 두바이 사법당국에는 유니언 프로퍼티 PJSC가 아파트를 계약된 시일에 맞춰 공급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가 약 30건이나 들어와 있다. 두바이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나힐 PJSC는 이 공사가 결국 중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한때 세계 최고 부동산 시장이기도 했던 두바이는 지난 2008년 세계 경제가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은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1090억달러의 빚을 안고 있는 두바이와 두바이 국영 기업들은 원유 비축량이 줄어들면서 페르시안 걸프를 금융 센터와 관광 명소로 변모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국영 기업 두바이월드가 채무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면서 재정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으며 지난해에는 아부다비가 250억달러를 지원해준 바 있다.체트 릴리 노무라홀딩스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개발업체와 고객 사이에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공사가 완성되지 않자 고객들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고객이 돈을 내지 않으면 개발업체들은 빌딩을 완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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