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김혜원 기자]SK㈜가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간질치료 신약 '카리스바메이트'가 해외 시장에서 표류하고 있다. 유럽연합 진출은 사실상 실패했고 미국 시판도 불투명한 상태다. 회사 측은 카리스바메이트로부터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기대했으나 여의치 않게 됐다.22일 유럽연합 보건당국(EMA) 등에 따르면 얀센앤실락은 지난 1월 15일 "카리스바메이트(carisbamate, 개발코드명 YKP509)에 대한 유럽연합 허가신청을 철회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임상시험도 중단할 것"이라고 EMA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얀센앤실락은 SK로부터 카리스바메이트의 개발권을 획득한 존슨앤존슨의 자회사로, 이 약의 유럽 허가를 책임진 회사다. 철회 이유에 대해선 "EMA 의약품위원회(CHMP) 위원들이 추가 효능자료 없이는 긍정적 허가의견을 내지 않을 것이라 알려온 데 따른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해당 자료를 제공할 수 없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보건당국의 추가 자료 요청이 있을 경우 통상 제약사들이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과 달리, '임상시험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해당 적응증으로는 제품개발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아울러 미국에서의 개발 과정도 순조롭지 않다. 2008년 10월 존슨앤존슨이 미FDA에 신약허가 신청을 제출했으나 이듬해 8월 FDA가 부정적인 의견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존슨앤존슨은 "FDA로부터 서한을 받았으며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 외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룸버그 등 외신은 '허가취득 실패'로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존슨앤존슨이 카리스바메이트의 미국 내 임상시험을 지난해 말 전격 중단한 사실까지 확인돼, 회사 측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미FDA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존슨앤존슨은 Carisbamate Retention Study(CaReS)란 이름의 임상3상 시험을 2009년 11월 중단했다. 회사 측은 약의 '과민반응' 때문에 연구 디자인을 수정하는 동안 '일시적 중단'이라고 밝히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SK 그룹 관계자는 "(허가절차 관련) 소식을 간접적으로 듣는 입장이라 자세한 사항을 모를 뿐더러 언급하기 곤란하다"고만 밝혔다.카리스바메이트는 SK가 생명과학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라이프사이언스사업본부'를 신설한 후 내놓은 첫 번째 성과물이다. 1999년 존슨앤존슨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신약개발에 착수했다. 존슨앤존슨이 2008년 FDA 신약허가를 신청하면서 LG생명과학의 팩티브에 이은 두 번째 글로벌 국산신약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당시 회사 등은 이르면 2009년 미국내 시판 및 매출액 10%의 로열티 수입을 전망한 바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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