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플 '아이패드'가 남긴 것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지난 28일(한국시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아이패드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한 기업이 내놓은 신제품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나타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사실 아이패드가 공개된 후 모두가 아이패드가 '성공작'이라고 평가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아이패드를 '스크린이 커진 아이폰'에 불과하다면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는다는 점과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이패드의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아이패드가 이같은 '결점'이 적지 않은데도 주목받는 이유는 아이패드가 단순한 디지털기기가 아닌 IT분야 트렌드 변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는 애플이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등 기존 제품에서 보여준 '혁신'의 파급효과가 엄청나 이번 아이패드 역시 동일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아이패드는 위에서 언급한 하드웨어적인 몇 가지 결점에도 불구, IT분야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받을 만 하다. 첫 출시후 10년간 버림받았던 태블릿PC 시장의 부활을 예고했고, 유료 미디어 시장을 열 수 있는 단초를 만들어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이패드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로 '미래'를 꼽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품 하나가 IT와 미디어라는 거대한 두 분야의 흐름을 바꾸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이팟과 아이튠즈로 MP3 플레이어 시장의 지평을 확대하면서 온라인 음원시장 유료화를 정착시킨 사례처럼 말이다. 애플신드롬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IT강국'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기업들의 한 발 늦은 행보때문이다. "우리는 왜 저런 제품을 못 만드나"라는 투정에 가까운 비판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우리는 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발상을 하지 못하는가"라고 묻고 싶다. 기기만 만드는 능력을 비교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의 기술이 결코 애플에 뒤처질리 없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태블릿PC 시장까지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니 답답할 뿐이다. 기기를 만드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을 노린 제품 콘셉트와 제품에 담길 다양한 콘텐츠, 시장의 흐름 등을 포괄하는 전략이 부재했기 때문일 것이다.아이패드가 우리에게 혁신 마인드를 일깨우는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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