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희망이다] '가족들과 전국순회 1박2일 대화가 넘쳐요'

캠핑족 박희천, 손한석씨네 가족 이야기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아빠, 또 한탄강 가요!"서울 방화동에 거주하는 박희천(38)씨 가족은 요즘 주말캠핑 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주말이 다가오면 오토캠핑장에 가자는 두 아들의 성화가 어김없이 시작된다. 박씨는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많이 놀아줘서 좋아한다"며 "아이들은 막상 자연에서 뛰노는 것보다 텐트 안에서 가족 간에 살을 맞대고 지내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부모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사실 자체를 좋아한다는 얘기다. 캠핑에 맛을 들인 이후 이들 가족의 '즐거운 소통'은 부쩍 늘었다. 캠핑장에서의 식사메뉴를 정하는 문제만으로도 식탁에 둘러앉는 일이 잦아졌다. 박씨는 "2주전 양주에서 삼각대에 조개를 걸어 직화구이를 해먹었을 때 가장 좋아했던 건 아이들"이라며 웃었다. 캠핑을 함께 다닌 이후로 아이들의 편식 습관도 고쳤다.  

캠핑 장소를 정하기 위해 모여 앉은 손한석씨 가족. 손씨는 캠핑만의 장점으로 “가족이 함께하는 것, 자연에 어우러지는 것” 이 두 가지를 꼽았다.

가족캠핑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변화상은 서울 도림동에 거주하는 손한석(40)씨 가족에게도 뚜렷하다. 손씨 가족의 최우선 캠핑 규칙은 '자기 짐은 자기가 싸는 것'이다. 손씨의 두 자녀는 브루마블, 무전기, 게임기 등을 알아서 척척 정리한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놓으면 짐을 하나하나 함께 옮기기도 한다. 이제 돕는 개념이 아니라 '내 몫'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습득했다는 게 손씨의 말이다. 그는 "무엇을 어디에 쓰는지 알고 차곡차곡 정리하는 큰 아이는 이제 '준 캠퍼' 수준"이라며 "각자 주어진 역할을 깨달으며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인드를 습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짐싣기는 캠퍼들 사이에서 ‘테트리스’라고 불린다. 틈이 있는 곳에는 모두 차곡차곡 짐을 쌓아야 하기 때문. ‘테트리스’ 돼 있는 박희천씨의 트렁크.

캠핑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가족단위의 캠핑족들은 '자연 속의 작은 집'에서 함께 주말을 즐기지만, 준비과정에서 부터 시작되는 소통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있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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