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나흘연속 상승 마감하다가 주말을 앞두고 꼬리를 내렸다. 장중 수급따라 출렁이느라 상승폭은 그리 눈에 띌 수준은 아니었지만 일단 환율은 사흘동안 1160원대에 안착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뜨뜻미지근한 상승세와 1160원대 안착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1160원선이 지지되면서 아래쪽에 대한 미련이나 달러 매도 심리도 다소 지친 기색이다. 두바이 사태가 한순간에 디폴트로 연결되는 등의 충격 요인만 아니라면 위쪽으로 열린 레인지도 제한되는 양상이다. 시장참가자들이 환율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연말 결산을 앞두고 과도한 베팅을 자제하고 있는 점, 수급 위주의 연말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증시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큰 폭의 상승 가능성을 줄여주고 있다. 다만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론이 경제 지표가 좋을 때마다 불거지면서 달러 매수를 부추기 있어 이따금씩 환율 상승을 견인하기도 하는 상황. 당국 경계감, 결제수요 등이 하단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네고 물량, 주식 자금 등 수급 외에 추가 환율 하락을 강하게 이끌 재료가 없는 점은 환율 지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말 뉴욕증시는 소비지표 개선으로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벤 버냉키 Fed의장이 그동안 누차 저금리 기조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음에도 다시금 오는 16일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미 11월 생산자물가지수, 산업생산이, 16일에는11월 건축 허가 및 신규주택착공 건수,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정돼 있다. 17일에 발표될 실업수당 청구 건수, 경기선행지수 등도 줄줄이 대기중이다. 주말 역외 환율도 강보합을 나타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5.0원/1166.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75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64.0원) 대비 0.75원 오른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59.5원, 고점 1168.0원에 거래됐다.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89.10엔, 유로·달러 환율은 1.4615달러를 기록했다. ◆
14일, 두바이 나킬 40억불 수쿠크 만기일 주목두바이 사태의 여진의 효과가 얼마나 될지도 다음주 환율의 향방을 가를 듯하다. 나킬의 4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만기는 오는 14일 자정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나킬이 우선 투자원금인 35억 2000만 달러보다 적은금액을 일단 갚고 일부는 신규 채권 발행으로 갚는 방안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지난해부터 호되게 당한 투자자들 역시 이번 사태가 두바이 디폴트로 이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는 마찬가지일 터. 일단 두바이 사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은 되고 있지만 돌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미 FOMC 결과, 미국 조기금리 인상 또 불거져미 조기금리 인상론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5일에도 불거진 이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 유로달러가 1.50달러대에서 1.48달러대로 단번에 급락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벤 버냉키 F연준의장은 제로 금리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면서 달러 매수 열기를 한차례 식혔다. 그런데 일주일만에 또 투자자들은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다시 금리인상론을 거론하며 달러 매수에 나섰다. 유로달러는 1.47달러대에서 1.46달러대로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대한 빌미가 조금만 보여도 행동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 셈. ◆
유럽, 발틱3국 위기 가능성 추가, 우려감 상존그리스,스페인 등급 하향 이후 유로존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가 발틱 3국의 위기 가능성을 지적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틱 3국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일컫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ECB 보고서에서 발틱 국가 정부가 유로화 페그제를 너무 타이트하게 유지해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자산 버블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유럽은 지난주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이어 스페인마저 등급 강등의 굴욕을 겪으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받았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줄 상승 재료에는 되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유리할 듯하다. 일단 미 FOMC 결과가 연말 증시의 산타랠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다음주도 벤 버냉키 의장의 입에 시선을 줄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는 의외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주 7000억원 이상을 유지하며 탄탄한 모습을 나타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아래쪽으로 쉽게 밀리지는 않는 가운데 1160원대로 소폭 상향된 레인지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두바이 사태 등 악재에 대한 우려감 역시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 있지만 환율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주요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의 이번주 원·달러 전망.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이번주 환율 레인지는 1155.0원~1175.0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일단 1150원대 대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한 터라 하향 시도는 쉽지 않아보이고 수급상 결제수요 고개를 들고 있어 쉽게 밀리지는 않을 듯하다. 위쪽은 1165원이 뚫렸지만 5원 단위로 네고의 벽이 있는 만큼 이들 물량의 소진여부에 따라 환율 상승 정도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1160원 지지된 만큼 소폭 레벨이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운갑 부산은행 부부장 지난 주 환율은 국내 수급 위주의 연말 장세를 나타냈다. 이번주 환율도 1155원선이 지지되는 가운데 위로는 1170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일단 12월 장이 엷어지면서 상승할 수 있지만 네고 물량 패턴, 연말에 미뤄왔던 결제를 처리하는 부분 등을 고려해야 할 듯하다. 센티먼트나 펀더벤털은 아래쪽으로 보이는데 수급은 안따라 주고 있어 수급이 센티멘털을 거스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달러 공급 우위를 반영하되 중간 중간 환율 상승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1155원부터 1170원 정도 보고 있다. 지난주 상승 압력이 컸지만 수출업체 네고가 많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이번주 역시 거래량 충분히 동반된 후 방향성이 나올 수 있을 듯하다. 환율 상승은 주변 악재가 노출됐기 때문이지만 원달러 환율은 외화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스왑도 약간 밀리는 데 심리적 수준에 그치고 있고 유가도 70달러대 초반에서 빠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에 편승하기는 했지만 한계가 있다. 두바이 사태 역시 위험 회피 해봐도 이머징 쿼런시 악영향 보다는 유럽은행들에 대한 부분이 커 단기 악재지만 환율 상승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듯하다.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특별한 소재는 없어 보이고 최근 2주동안 원화 약세를 이끌 요인이 튀어나왔고 역외 일부 달러 바이가 진행됐음에도 환율이 잘 못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외부의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다시 하향 테스트할 수도 있어 보이나 위쪽은 스팟 기준 전고점 1175원이 막히고 아래쪽은 1150원 정도 지지될 것으로 본다. 최근 흐름 자체가 역외는 리스크 축소 쪽으로 가고 있어 의외로 환율이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하단 결제수요, 여러 요인때문에 지지됐으나 위로는 뚫고 상승할 만큼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다.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돼 있고 기술적으로 1170원대에는 막힐 것으로 본다. 1155.0원~1175.0원 박스권 정도로 보고 있다. 다음주 눈에 띌 만한 수급은 없는 만큼 대부분 중립적으로 보는 듯하다.
◆이성우 대구은행 부부장 그리스 유동성 악화 가능성이나 두바이 사태 등 악재가 나올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수는 있지만 일시적인 재료에 그칠 것으로 본다. 나쁜 지표도 있지만 성장 전망치 좋은 상태. 단기 악재, 호재에 흔들릴 수도 있다. 연말 특수 달러 결제수요, 외인 주식 순매도 관련 수요 등 일시적인 재료도 있지만 큰 틀 자체는 다운 트렌드로 본다. 다만 정부 미세조정이 1150원대 초반을 탄탄하게 막고 있어 하방 경직성이 있어 위쪽으로 한단계 올린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듯하다. 1155.0원~1175.0원 정도로 보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