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서비스업 규제 등 정책결정권, 지방으로 넘기자'

김주훈 '지역별 주민투표에 일임해 일반 소비자 의사 반영토록'

[부안(전북)=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과 관련, 원활한 규제 개혁을 위해 일반국민들의 의사가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결정 체계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으로부터 제기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주훈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6일 전북 부안 소재 대명리조트 변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KDI 출입기자단 정책토론회’에 참석,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는 규제개혁을 통한 경쟁촉진이 그 출발점이나, 이익집단과 소관 정부부처, 정치인 등이 하나의 저항세력을 형성하면서 그 성과가 매우 낮은 형편”이라고 지적했다.이에 김 연구위원은 “현재의 중앙 집중적 정책결정체계는 이익입단들의 로비에 쉽게 포획되는 경향이 구조인 만큼, 정책결정권을 각 지역에 맡김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통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를 테면, 논란이 되고 있는 소화제, 비타민 등의 일반의약품(OTC)을 약국이 아닌 슈퍼마켓 등에서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의 경우 중앙정부가 그 결정권한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를 이양해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토록 하자는 것이다.김 연구위원은 “전문자격사 문제도 그렇고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의 경우 관계부처 간에도 이견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면서 “이미 사회적으론 일자리 창출 및 양극화 개선을 위해 서비스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재정부가 홀로 애를 써도 정책 자체가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정책결정의 분권(分權)화’와 함께 “재정부의 총괄적 조정기능 강화 와 정책도입 지연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관계부처 간 정책조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행정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김 연구위원은 또 “제조업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퇴출된 근로자들이 도소매나 음식·숙박업 등의 1인 자영업자와 같은 노동집약적 서비스업 시장으로 흡수돼 과당경쟁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들이 지식기반 고부가가치형 서비스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재훈련 등 평생교육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고 관련 제도에 대한 성과 평가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아울러 그는 “법률·회계·디자인과 같은 사업서비스 등의 아웃소싱을 촉진키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서비스산업을 내수시장에서 탈피해 수출산업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노대래 재정부 차관보는 “정책 입안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기업들의 가족중심적 문화 때문에 사업서비스와 금융업, 임대업 등을 포함하는 생산자서비스의 수요·공급구조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주요 기업들의 하청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라며 “경쟁체제로 옮겨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의료, 사회복지, 교육, 공공행정 등의 사회서비스 업종과 관련해서도 “상대적으로 다른 서비스업 분야에 대해 공공성이 크지만, 의료 등 개인을 직접 상대로 해 이권 추구적 행위가 벌어지는 분야에 대해선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도·소매업과 물류·창고업 등의 유통서비스와 음식·숙박업 및 미용·세탁 등의 개인서비스를 포함하는 소비자서비스에 대해선 “손쉽게 창업이 가능하단 점에서 과잉진입과 저가경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구본진 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또한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갑을(甲乙) 관계’가 고착화돼 부당한 거래가 만연해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관계부처와 협력해 이들 분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적 노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특히 방송통신,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업종의 경우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해 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등 ‘선진국형’ 서비스산업 구조에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다만, 구 국장은 김 연구위원이 제안한 서비스업 관련 규제 개혁 등 정책결정권의 지방이양에 대해선 "자칫 해당 지역의 토호 세력 등에게 그 권한이 넘어갈 경우 오히려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등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부안(전북)=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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