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상경영 종료, 계열사들 '긴 호흡'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우경희 기자]지난 연말 급격히 악화된 경제상황에 따라 삼성이 긴급 시행했던 '시나리오 경영'이 비로소 종결되면서 계열사별 동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4일 "지난해 말까지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전사경영회의에서 낸 사업계획 뒤에 플랜 B가 뒤 첨부돼 있었으며 그나마도 상황이 급변해 제출 열흘만에 모두 폐기하고 수시대응체제로 돌입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말 시장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내외 경제상황이 급변동하자 3개월, 6개월 단위로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응한 시나리오를 세워 대응하는 방식의 경영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 및 원자재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등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다데 월 단위 단기전략으로는 장기적인 성장동력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ㆍ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현재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르면 10월 중순에서 11월 사이에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별 경영계획 준비 잰걸음=삼성전자는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각 사업부별 자료 수집에 나서는 등 내년도 시장 전망을 기반으로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고위층내에서는 단기 실적달성에 매달리는 시나리오 경영에서 탈피,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모색하는 '마스터 플랜' 수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분사 및 LCD 투자 확충 등 현재의 고속성장을 이끌고 있는 경영전략은 과거 전략기획실 시절 만들어진 플랜이 그대로 집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 성과 위주 경영에서 벗어나 미래를 대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삼성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도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유지하는 등 과거와 같은 급격한 환율 변동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등 안정적이 경제전망을 내놓은 것도 경영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룹내에서는 각 계열사별 '각개약진'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신사업 진출과 투자계획을 조율할 컨트럴 타워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장기적으로는 과거 그룹 전략기획실 역할을 대신할 사령탑 구축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계열사별 각개약진으로는 장기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중심축을 세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계열사의 투자계획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변동 작은 계열사들 "이미 긴 호흡"=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등 상대적으로 경기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크지 않은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3ㆍ5년 단위의 중ㆍ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등 성장동력 마련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추진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경제상황이 급변동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수주계약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하반기 이후 시장 상황이 안정되면서 내년에는 매출과 순익이 30%이상 늘어나는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들중 정부에서 예산을 집행하는 국영사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시장 예측이 용이한 편이어서 장기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치 등을 고려해 경영전략을 수립 집행하고 있다"며 "중동과 말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최근 대형 오일메이저 로열더치쉘로부터 계약기간이 15년에 수주금액이 5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이래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장기적 관점의 경영계획을 수립해 시행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향후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서 발주될 해양프로젝트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삼성중공업 한 관계자는 "선체건조는 물론 내부공사 탑사이드 설비 등으로 분야를 나눠 TF팀을 구성하고 차질없이 선박 건조를 수행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수립,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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