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석기자
현대자동차 터키법인 공장 전경.
<strong>◆'엑센트' 터키 국민차 우뚝</strong>=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120㎞ 가량 떨어진 터키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코자엘리주(州) 이즈밋시(市). 바로 의 첫 해외 합작법인인 '현대앗산오토모티브사나이(HAOS)'가 위치한 곳이다.1997년부터 현지 공장 가동을 통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현대차 터키법인은 올 4월 생산누계 5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8월말 현재(누적 기준) 터키 내 승용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16.0%)를 차지하며 지난 11년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프랑스 '르노'사(社)의 아성을 깨는 '쾌거'를 이뤘다.지난 5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터키를 방문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 기자단을 만난 엄광훈 법인장(전무) 등 임직원들의 표정에도 이 같은 자신감이 묻어났다.현대차 터키법인은 지난해말 불어닥친 경제위기 탓에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등 현대차의 5개 해외공장 가운데 생산량 감소폭이 가장 클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자료: 현대차 터키법인)
그러나 그동안 동유럽 국가로의 수출에 주력했던 판매 전략을 터키 내수시장 공략으로 전환하면서 '위기 탈출'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엄 전무는 "범퍼 무상 교체 등 택시 운전사를 통한 구전(口傳) 마케팅과 현지 딜러들에 대한 '스킨십' 강화 등의 전략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우 아동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식수(植樹)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그 결과 현대차 터키법인이 생산한 '클릭'(현지명 '겟츠'), '라비타'(매트릭스), '베르나'(엑센트) 등은 올 8월 터키 내 승용차시장에서 차급별 시장점유율 1위(누적대수 기준)로 올라섰으며, 지난달까지 전(全) 차종에 걸쳐 4만6195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전년대비 67%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특히 '엑센트'(베르나)의 경우 올 1월부터 9월까지 단일차종으로선 최다 대수인 2만4464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터키인들의 '국민차'"로 자리잡았다엄 전무는 "올해 32만대 수준인 터키 승용차시장이 오는 2013년 60만대, 2015년이면 1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산은 물론, 판촉과 광고, 홍보 등 모든 면에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현대차 터키법인은 현재 연간 10만대 수준의 '라비타'와 '베르나' 생산라인에 이어 내년부터 'i20'에 대한 자체 생산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현대자동차 터키법인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strong>◆"운보다는 기술력"</strong>=경제위기는 중동의 금융·교통 중심지인 두바이도 비껴가지 않았다. 도시 전체가 공사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부동산 개발 붐이 일었던 두바이는 올 초 신규 건설공사의 80%가 중단된데다 1·4분기에만 주택 거래가격이 41% 폭락했다. 그러나 삼성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건설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160층에 818m 높이로 지난 2일 외장공사를 마친 ‘버즈 두바이’는 7일 기자단이 찾았을 당시 98%의 공정률을 보이며 바닥, 천정 등에 대한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UAE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에마르(Emaar)’사가 발주처인 까닭에 다른 현장과 달리 공사에 큰 지장이 없었다는 게 정창길 삼성건설 중동지원담당 상무의 설명이다.버즈 두바이 공사현장.
그러나 삼성건설이 이 공사를 수주하게 된 데는 운보다는 앞선 기술력의 힘이 컸다.삼성건설은 지난 2003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KLCC(452m·88층)를 시공한데 이어, 2004년 들어선 대만 타이베이의 TFC(타이베이 파이낸셜 센터, 508m·101층) 공사에도 참여하는 등 전 세계 초고층 빌딩 시장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그 결과 ‘버즈 두바이’ 수주 참여 당시 삼성건설은 가격 면에선 3위였지만 기술 평가에선 1위를 차지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정 상무는 “‘버즈 두바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지역에 들어설 예정인 1200m 높이의 ‘킹덤 타워’에 대한 시공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이즈밋(터키)·두바이(UAE)=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