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면에서 영미 압도, 중 정부는 금융기관 IPO 참여 제한
중국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열풍이 과열로 치닫는 양상이다. 올 들어 중국과 홍콩이 IPO 규모는 유럽과 미국을 크게 웃돌았다. 시장이 지나치게 달아오르자 중국 정부는 과잉 유동성 억제에 나섰다.21일(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19억 달러로 같은 기간 유럽과 미국 상장 기업들이 조달한 54억 달러보다 4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아시아 기업들은 1월 이후 총 284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집계돼 중국이 아시아 지역 IPO 열풍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중국건축공정총공사(CRC)와 중국야금과공집단공사(MCC)의 상장이 올 들어 이루어진 세계 최대 규모 IPO 1, 2위에 각각 올라 ‘차이나 파워’를 과시했다. 이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51억2000만 달러로 올해 미국, 유럽 기업들의 전체 IPO 규모와 맞먹는다. 다만 상장 첫 날 상승폭은 점차 제한되는 모습이다. MCC는 상장 첫 날이었던 21일 28% 뛰었는데 이는 CRC가 지난 7월 말 상장과 동시에 56%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에 속한다. 지난 달 중순 에버브라이트 증권이 상장 첫 날 30% 상승했을 때도 일각에선 올해 에버브라이트보다 먼저 기업공개를 실시한 7개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상장 첫 날 109% 올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에버브라이트가 데뷔에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상승폭 축소가 투자심리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JP모건의 징 울리치 중국 주식 담당 헤드는 “(상승폭 축소는)중국 투자자들이 IPO 가격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합리적인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장 전체의 건전성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애널리스트도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해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에 상장한 23개 기업들의 상장 이후 평균 상승률은 68%. 이 가운데 쓰촨익스프레스웨이는 7월 상장 이후 202% 급등했고 성적이 나쁜 축에 속하는 포샨새터데이슈즈는 이달 초 상장 이후 23.2% 상승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과잉 유동성 공급을 억제하기 위한 속도조절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증권업협회가 지난 4개월 동안 뮤추얼펀드, 자산운용업체, 외국인기관투자자(QFII)의 IPO 참여를 한 건도 허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오프라인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는 기관에 한하며 증권업 협회가 참여 기관을 선정해 허가해 왔다. 증권업협회는 IPO 시장으로 유입되는 과도한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허가를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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