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cm의 늘씬한 키에 가냘픈 몸매, 앳된 얼굴.최나연은(22ㆍSK텔레콤ㆍ사진)은 국내 무대에서 활동할 때부터 '얼짱' 선수로 명성을 높였다. 물론 기량도 정상급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최병호씨ㆍ44)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매료됐다"는 최나연은 학창시절 탁구선수로 활약했던 어머니 송정미씨(43)의 피를 물려받은 덕인지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했다. 국가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거쳤고, 아마추어 신분이던 2004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언니'들을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려 가능성을 이미 검증받았다. 이듬해 프로무대에 합류한 최나연은 2007년까지 매년 1승씩을 수확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최나연의 시련은 그러나 미국 무대 진출과 함께 시작됐다. 2007년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했지만 공동 20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최나연은 2008년에는 할 수 없이 대기자 신분으로 대회 때마다 예선을 치르거나 결원이 생길 때만 겨우 출전할 수 있었다. 이때문에 아버지가 운전하는 밴을 타고 10시간 넘게 1000km를 이동하기도 했다. 최나연은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우승은 없었지만 27차례의 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컷 오프'를 당하지 않는 일관성을 앞세워 상금랭킹 11위로 '풀시드'를 확보했다. 하지만 신인왕 경쟁에서는 청야니(대만)에게 밀려 다시 한번 눈물을 삼켰다. 최나연의 약점은 최종일 뒷심이 부족하다는 것. 지난 6월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 난조로 8위로 밀렸다. 여기서부터 뒷심이 부족하다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우승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으로 우승컵을 품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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