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마케팅과 기업 이미지 제고 위해 '아이디어, 또 아이디어~'
넵스마스터피스는 아예 티잉그라운드 뒤에 주방을 설치해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했다. 사진=KLPGA제공
"우리도 전쟁을 치른다"프로골프의 세계에서 1타는 타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우승이냐 준우승이냐에 따라 대우도 달라지고, 상금도 천양지차다. 선수들은 전장에 나간다는 각오로 대회에 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만 전투를 하는 게 아니다. 스폰서를 비롯한 기업들은 또 필드 곳곳에서 '총성 없는 홍보전'을 치른다. ▲ "빅스타를 잡아라~"= 골프대회는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 부터 쉽지 않다. 거액을 출연하는 스폰서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업을 홍보하는 것이 간단치 않은 문제다. 스폰서들은 그래서 '빅스타'를 초청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입국에서부터 기자회견, 연습라운드 등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뉴스가 되고, 홍보에는 그만이다.'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 역시 매년 해외 유명 선수들을 초청해 언론의 관심과 함께 갤러리를 유혹한다. 지금까지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과 '빅이지' 어니 엘스(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존 댈리(미국) 등이 다녀갔다. 올해는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19ㆍ한국명 이진명)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이시카와 료(일본)을 묶어 '빅 루키'드르이 진검승부에 초점을 맞췄다. 빅스타 초청에는 물론 '초청료'와 항공료, 호텔, 경호 등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이때문에 여자선수를 초청해 아예 대회의 포커스를 '성(性) 대결'쪽으로 맞추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박세리(32)가 2003년 SBS프로골프최강전에, 미셸 위(20ㆍ한국명 위성미)가 2006년 SK텔레콤오픈에서 출전한 적이 있다.
조니워커는 벙커에 자사 로고를 새기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시청자와 갤러리의 시선을 끌었다.
▲ "광고판을 잡아라~"= 일단 대회가 열리면 현장에서는 기업의 로고를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진다. 바로 TV를 보는 시청자의 눈에, 또 갤러리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골프는 그러나 다른 스포츠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넓은 경기장 탓에 TV카메라나 갤러리의 눈길을 집중시키기가 쉽지 않다. 기업의 '명당 잡기'가 치열해지는 까닭이다. 골프대회 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후원사들의 로고가 들어가는 보드판 위치는 타이틀스폰서와 미리 조율해 배정할 정도"라면서 "일부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위치에 광고판을 세워주지 않으면 후원을 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을 정도로 치열하다"고 말했다.
캐디의 조끼도 훌륭한 광고판이다. 김하늘이 캐디(아버지)와 함께 걸어가며 카메라를 향해 승리의 'V'자 표시를 하고 있다. 사진=KLPGA제공
영국의 스포츠마케팅 조사업체인 IFM SMS가 유러피언(EPGA)투어 주요대회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카메라 노출시간이 가장 많은 곳은 티잉그라운드 광고판(37시간45분10초)이었다. 그 다음은 캐디들이 입는 조끼(빕)에 새겨지는 광고(11시간52분52초)와 그린 주변의 광고판(7시간5분8초), 워터해저드 광고판(3시간28분16초) 순이었다. 기업들은 다른 광고판과의 차별성 등 노출의 질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기업들이 주위에 시선을 빼앗길 연려가 없는 워터해저드 위에 입체 로고를 둥둥 띄워놓는 것도 여기에 있다. 주방가구업체가 후원한 넵스마스터피스는 티잉그라운드 뒤에 아예 주방을 설치해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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