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마침내 국민들의 곁을 떠난다.지난 18일 오후 1시43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둔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을 끝으로 6일간의 국장을 마치고 국립 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시작하는 영결식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홍일, 홍업, 홍걸씨 등 세 아들,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 정관계 주요 인사, 외국 조문단, 주한 외교사절, 각계 대표와 시민 등이 참석한다. 초청인원은 2만4000여명 가운데 2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는 좌석에는 일반 시민이 영결식을 볼 수 있도록 개방한다. 영결식은 사회를 맡은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의 개식선언으로 시작한다.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연주, 고인에 대한 묵념이 조악대의 연주 속에 진행된다.장의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인의 약력보고가 이어진다. 이 장관은 1924년 1월6일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서 태어나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한국의 민주화와 남북화해, 경제성장 등을 위해 삶을 바친 고인을 잔잔하게 소개한다.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가 조사를 낭독한다. 조사에는 우리 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고인의 편안한 영면을 빌고, 명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다. 추도사는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이 한다. 고인에 대한 세계인의 존경심과 애정, 고인의 빈자리가 가져다줄 슬픔이 가득 묻어날 추도사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된다. 국민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추도사를 읽어가는 도중 영결식장은 눈물에 젖어들 것으로 보인다.고인의 종교였던 천주교를 비롯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의 종교 대표들이 종교의식을 가진후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자료가 10여분간 상영된다.영상자료에서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고난의 역사와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화해, 외환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경제 도약의 발판을 닦았던 과정 등을 담았으며 고인의 육성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곧바로 상주와 직계유족, 3부요인, 외교사절 등이 헌화와 분향을 하게 되고, 성악가 김영미씨와 평화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추모노래를 부른다. 추모노래는 '그대 있음에'와 '우리의 소원'으로 정해졌다.추모공연이 끝나면 3군 조총대의 조총발사와 함께 고인을 실은 영구차가 국회의사당을 떠난다.오후 3시께 국회의사당을 떠나는 운구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단 오픈카가 선도한다. 그 뒤로 영정차량과 영구차, 유가족과 측근들이 탄 승용차 20여대가 뒤따르게 된다.운구행렬이 지나가는 방향은 교통이 통제돼 정지 없이 계속 이동하게 된다.운구행렬은 먼저 동교동 사저와 김대중도서관을 향한다. 특히 고인의 숨결이 살아있는 사저 곳곳을 둘러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된다. 이희호 여사는 사저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많이 가져줄 것을 장의위원회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운구행렬은 다시 이동해 광화문, 서울시청앞 서울광장, 서울역광장을 지난다. 서울광장에서 운구행렬은 잠깐 멈춘다. 이희호 여사가 직접 내려 시민들과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서울광장에서는 노제를 지내지 않는 대신 민주당이 주관하는 자체 추모제를 오후 1시30분부터 진행해 수많은 인파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할 예정이다. 서울광장에서 서울역광장까지 이동하는 동안은 시민들이 운구행렬과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서울역광장에서도 잠시 머물러 고인의 생전 추억을 회상한다. 김 전 대통령은 청년 시절 호남선 열차를 타고 서울땅을 처음 밟은 곳이자 야당시절 정치집회를 자주 열었던 장소이기도 하다.서울역광장을 끝으로 운구행렬은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한다.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동교동계 측근, 민주당 인사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안장식은 종교의식과 헌화·분향, 하관, 관 주변을 흙으로 메우는 허토 순으로 진행된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현충원의 국가 유공자 제1묘역 하단부에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합쳐 264㎡ 규모로 조성된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와는 100여m,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와는 350m 정도 각각 떨어져 있다. 현충원측은 지난 22일밤 비석과 상석을 설치하고 하관 준비, 조경 작업을 마무리했다. 나무로 임시 제작한 비석에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라고 새겨졌다. 이후 비석은 화산암의 일종인 오석으로 교체된다. 묘역으로 가는 길은 당초 계단으로 만들려고 있으나, 거동이 불편한 유족을 위해 평탄한 오솔길로 조성했다.현충원 안장을 마지막으로 건국이래 두번재 국장이자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국장인 고 김 전 대통령의 6일간 국장은 끝나게 된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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