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권 발행 봇물..규모 및 시기 조절 지적
올 들어 경쟁적으로 해외채권 발행에 나선 공기업들이 지고 있는 순수 대외채무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외채무, 즉 해외에서 빚을 내 조달한 자금이 사상 최대치인 111억달러를 넘어선 반면 해외에 받을 돈, 즉 대외채권 잔액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 규모와 시기를 정부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공기업들의 2ㆍ4분기 현재 대외채무 잔액은 111억3800만 달러를 기록, 전분기대비 12.4%, 12억3100만 달러 증가했다. 공기업들의 대외채무가 100억달러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공기업들의 대외채권은 전분기 9억3600만 달러에서 2ㆍ4분기에는 9억300만달러로 3300만 달러가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의 순수한 대외채무는 102억3500만 달러에 달했다. 공기업들의 대외채무 중 해외채권(증권) 발행이 110억84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기업들은 정부 신용도를 가지고 해외채권을 발행해 달러를 조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지만 해외부채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공기업들의 대외채무는 작년 1ㆍ4분기에 전분기 대비 9.4%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올 2ㆍ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 기간동안 늘어난 대외채무액만 34억2600만달러, 증가율로는 무려 44.4%에 달한다. 같은 기간동안 민간기업 대외채무증가율은 공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11.5%에 그쳤다. 7월에도 공기업들의 대외채무가 급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7월 중 수출입은행이 15억달러, 가스공사가 5억달러, 한전 5억달러, 석유공사 10억달러, 수협도 5억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 후 공기업들이 달러가뭄을 해소하는데 기여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현재 외환금융시장이 안정화단계에 있기 때문에 대규모 채권발행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외화자금 부족 현상이 이미 충분히 해결됐다고 판단하고 오히려 대규모 달러 공급 초과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일정부분 달러조달 시기 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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