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서거]김대중 정부 'IT 강국 코리아' 일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역사가 김대중을 평가할 때 지식정보화 사회를 연 대통령으로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서삼영 전 한국전산원장).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번인가 정책수석이 바뀔 때마다 '당신의 일은 전자정부를 잘 만드는 일'이라고 일관되게 주문했다."(남궁석 전 정통부장관). 전자정부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김 전 대통령은 집권이후 이처럼 기회가 될때마다 전자정부의 중요성에 대해 관련 공무원에게 강조하면서 전자정부 구축에 노력할 것을 독려해왔다.김 전 대통령이 이처럼 전자정부 구축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전자정부가 국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공정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는 열쇠라고 믿었기 때문이다.김대중 정부의 여러 업적가운데 단연 손꼽히는 것이 IT지식정보화 강국의 초석을 놓았다는 점이다.외환위기라는 미증유의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 100대 기업에 최초로 삼성, 현대, LG 등을 올려 놓았다.KT와 SK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회사와 함께 벤처 붐을 일으키며 1999년 4월 1000포인트(지수변경 전 105포인트) 달성 이후, 취임 2년차인 2000년 3월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단군이래 최대 증시호황을 구가하기도 했다.◆전자정부 그 이상의 의미 김대중 정부의 최대의 치적을 꼽으라면 전자정부를 들 수 있다. 산간벽지에까지 IT 인프라를 깔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할 방도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국가 민원업무를 안방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전자정부의 의미는 크다. 하지만 전자정부는 민원처리의 편리함을 제공해 준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로 IT를 이용해 진정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실천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곳저곳 관청을 드나들며 서류를 떼어다가 공무원에게 '바쳐야' 했던 데서 이제 가만히 안방에 앉아 민원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작은정부, 전자민주주의의 첫 걸음이자 생산성 높고 투명한 정부로 가는 시금석을 놓았다고 평가된다. 이와 함께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사회를 표방한 김대중 정부는 적극적인 IT벤처 육성정책을 펼치며 초고속인터넷과 유무선 통신 등의 기업을 급속히 성장시켰다.한국을 '지식강국'으로 재탄생시킨다는 목표를 세운 김대중 정부가 한편으로는 과감한 규제완화와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인터넷과 통신 분야 기업의 투자를 촉진케하고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을 인하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냈다.◆과학인재 양성의 요람 'BK21사업'김대중 정부가 세계 수준의 대학원과 지역 우수대학 육성을 위해 지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총 1조5700억원을 투입한 '두뇌 한국21(BK21)' 사업이 한국 과학계를 진일보시켰다는데 이견은 많지 않다. BK21의 성과로 1997년 세계 과학기술순위 28위에서 2002년엔 10~12위까지 급등했다.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된 전문학술지 게재 논문 건수도 1993년 2962건에서 2003년 1만8635건으로 증가해 세계 28위에서 1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한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세상에 나올 수 있던 것도 BK21 덕이었다. 15년간 약 3천억원의 제작비로 탄생된 일본의 ‘아시모’에 비해 10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팀은 개발비 문제로 연구에 착수하지 못하다 BK21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게 된 것이다. BK21 사업은 경제규모 10위권에 비해 항상 100위권 밖으로 쳐져 ‘우물안 개구리’로 치부됐던 국내 대학들의 위상도 끌어 올렸다.BK21은 지방대 지원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냈다. BK21의 지원을 받은 경상대 농생명사업단은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학술지의 등급이 되는 ‘SCI’ 수준 과학잡지에 30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지난 2002년에는 대학원생으로는 최초로 김민철 박사가 영국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장호희 박사가 최연소로 ‘셀’지에 논문을 게재해 국내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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