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이 종지부를 찍었지만 당장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 주가엔 약이 됐다. 이번 사건으로 형제간 지분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한층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증권 전문가는 지분 경쟁이 펼쳐지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삼구 회장측이 금호석유가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할 경우 박찬구 회장의 승산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호석유 등 주요 계열사의 펀더멘털(내재가치) 우려가 있는 상황이란 점도 주가엔 부정적이다. 29일 오전 9시5분 코스피시장에서 금호석유는 전날보다 10.32% 오른 3만4750원을 기록 중이다. 금호석유 우선주 역시 4% 뛰었다. 대한통운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반면 금호산업은 4.42% 급락했고 금호종금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아시아나할동 등도 1%대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형제간 다툼의 시발점이 된 금호석유 주가만 급등한 것은 지분경쟁 가능성 때문이다. 이정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형제 간 경영권다툼이 금호석유 지분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분경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그러나 "단기간 주가가 양측의 지분경쟁으로 급등할 수 있겠지만 이를 지속하긴 힘들것"이라며 "박찬구 회장측의 언론플레이 및 지분소송의 가능성은 있지만 박삼구 회장측이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분경쟁의 성공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호석유가 보유한 자사주 지분은 22%다. 만약 양측의 지분경쟁으로 표 대결까지 가는 극한 상황이 벌어진다며 박삼구 회장측이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위탁,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변재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미 오너일가의 지분 경쟁으로 금호석유 주가가 한차례 뛰었다가 조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지분경쟁 이슈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겠지만 다시 제자리 찾기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이번 지분 경쟁 이슈보다는 이달 말 만기 예정인 사채 등의 상환과정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도 "박찬구 회장은 이미 금호산업 지분을 팔아 이미 금호석유 지분을 샀기 때문에 추가 지분 싸움을 벌일 만큼 유보 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형제간 싸움으로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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