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힌 돌, 굴러온 돌을 이겨라'

선진기업의 신흥국 해외직접투자 증가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토종기업'들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굴러온 돌'의 침략을 버텨낸 원동력으로는 현지인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거대 기업에 뒤지지 않는 실력 등이 꼽혔다.KOTRA는 27일 '글로벌 기업을 누른 신흥시장 토종기업의 성공전략' 보고서를 통해 주요 14개국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낸 23개 토종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러시아 커피전문점 '커피하우스'는 외국 커피 전문점의 셀프서비스 방식이 아닌 안락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식 서비스로 '스타벅스' '커피빈' 등 거대 글로벌 기업의 공격을 이겨냈다. 러시아인들이 즐겨먹는 까샤(러시아 죽), 샐러드, 수프 등의 다양한 메뉴 구비 뿐 아니라 음주와 흡연을 허용한 것도 현지전략으로 꼽힌다.대만의 테이크아웃 커피점 '카페 85도씨'는 대만인이 선호하는 테이크아웃 위주의 판매로 매장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커피 값을 스타벅스의 50% 수준으로 내렸다. 스타벅스보다도 늦게 현지시장에 뛰어들었던 이 회사는 설립 3년 만에 325개 매장을 설립, 대만 현지 매장 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필리핀의 패스트푸드 기업 '졸리비'는 필리핀인들이 식습관을 감안, 햄버거용 달콤 짭짤한 소스를 개발해 맥도날드와 KFC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신제품 개발 등 지속적 혁신으로 글로벌 기업과 실력으로 정면승부를 걸어 승리하는 토종기업들도 있다.중국 지우양(두유제조기)은 전 직원의 15%인 약 500명을 R&D에 투입, 영양분 손실과 거품이 적은 두유를 만들 수 있는 독보적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두유제조기 관련 특허기술만 100개에 달하는 이 기업은 관련 시장에서 필립스, 파나소닉을 제치고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러시아 검색엔진 얀덱스는 'Magadan'이라는 인터넷 검색기술을 개발, 현지 시장에서 구글보다 2배 이상 높은 56.9%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연구소를 설립해 R&D 기능을 강화한 얀덱스는 미국 시장 진출까지 모색 중이다.조병휘 KOTRA 통상조사처장은 "이 사례에서 보듯 국내기업이 개도국 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치밀한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인을 겨냥한 제품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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