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기술 개발로 와이브로 시장 위축 우려...KT와 그린 ICT 기술 협력
스웨덴의 정보통신 기업 에릭슨이 향후 5년간 한국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키로 했다. 4세대 통신 기술 LTE(Long-Term Evolution)의 선두주자인 에릭슨의 이번 한국 투자는 우리나라의 4세대 통신 기술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우리가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또 다른 4세대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의 입지가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strong>◆ LTE, 와이브로 종주국 진출</strong>에릭슨은 현재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장비제조업체이자 LTE 부문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에릭슨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의 앞선 통신 기술을 이용해 LTE 기술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현재 80여명인 에릭슨코리아의 인력도 1000명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일각에서는 우리가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와이브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에릭슨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통신장비 및 이동통신사와 협력하게 되며, 방통위으로부터 LTE용 시험 주파수도 배분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통해 에릭슨은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도 LTE로 돌아서고 있다'고 홍보함으로써 LTE 확대를 노릴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내비쳤다. 이미 상용화한 와이브로와 달리 LTE는 2010년에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슨은 이같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와이브로 종주국이 LTE에 안방을 내줬다'는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현실론으로 맞서고 있다. 전 세계 70%가 LTE 진영인 상황에서 휴대폰과 통신 장비 수출을 위해서는 LTE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인 것이다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실장은 "우리나라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이 25%인데 30%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LTE 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strong>◆KT-에릭슨, 모바일 에코시스템 구축</strong> 에릭슨의 이번 투자에는 KT와 공동으로 모바일 에코시스템을 개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KT와 에릭슨은 가상화 기술을 무선통신망에 적용하는 것에 관한 1차 MOU를 지난 3월 맺은 데 이어 이번에 2차 MOU를 맺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기지국의 안테나를 제외한 기지국시스템의 데이터센터화를 통해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환경파괴를 일으키지 않는 그린IT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무선망 운용 비용을 5분의 1 이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양사 협력의 핵심은 현재 구축된 무선네트워크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같은 가상화 기술을 적용, 에너지 절약형인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컨대, 광화문 기지국 부근의 휴대폰 이용자가 많아지면 여유가 있는 부산 기지국 장비를 대신 이용해 현재 10~15% 수준에 그치고 있는 기지국 장비의 이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관리비용을 현재의 5분의 1 수준 이하로 낮출 수 있다.KT측은 "기술개발이 완료될 경우 1~2년 내 자체 무선망을 단계적으로 가상무선네트워크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무선네트워크 가상화가 이뤄지면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하더라도 따로 망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투자비도 대폭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strong>◆ 최 위원장-에릭슨 CEO 면담, 양측간 협력 모색</strong> 에릭슨의 이번 한국 투자 계획은 한·스웨덴 수교 50주년을 맞이해 스웨덴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에릭슨의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회장의 면담에서 발표됐다. 이 자리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윤진식 경제수석이 배석했다. 이번 면담에서 에릭슨의 한스 베스트베리 회장은 한국이 전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정보통신 인프라 강국일 뿐만 아니라 저탄소 녹색성장(Low Carbon, Green Growth)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최적의 그린 ICT 테스트베드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최시중 위원장은 "에릭슨의 앞선 그린 네트워크 기술과 한국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ICT 테스트 베드 환경이 결합되면 태동기에 있는 그린 ICT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에릭슨과 한국이 협력하면 글로벌 4G 이동통신 분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양측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방통위측은 "이번 면담을 계기로 한국과 에릭슨의 협력이 강화돼 글로벌 그린 ICT와 4G 이동통신 기술과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