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달 1일부터 중국인 개인 관광객에게도 비자 발급을 허용하면서 8일부터 중국인 개인 관광객들이 일본에 입국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세계적 불황과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소비시장을 살리는데 중국 개인 관광객들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전날 나리타 공항에서는 일본 관광청(JNTO) 주최로 첫 중국 개인 관광객 입국을 환영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일본 정부는 201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연간 1000만명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만큼 중국 개인 관광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환영식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그 동안 불법체류를 우려해 중국인에 대해서는 여행가이드를 동반한 4인 이상의 단체에 한해서만 비자를 발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유가 급등에 이어 금융 위기,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이라는 큰 악재가 겹치면서 관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자 자구책으로 중국인 개인 관광객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여기에는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등장한 신흥 부유층을 유치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다. 단 연수입 25만 위안(약 47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등의 전제 조건이 따른다.
중국 개인 관광객에 비자 발급이 허용되면서 불황과 신종 인플루엔자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여행업계와 지방자치단체, 주요백화점과 대형전자제품 매장들은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금까지는 중국 단체관광객 위주의 저렴한 패키지 상품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부유층을 위한 상품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닛폰료코는 최신 의료기기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암검진투어'를 선보였다. 가격은 3박4일에 107만엔(약 1500만원)으로 매우 비싸지만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는 ANA세일즈가 중국어가 능통한 직원을 24시간 배치해 중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는 한편 일본항공(JAL)은 중국 취항 35주년을 기념해 홋카이도(北海道)와 손잡고 내년 2월 눈축제 투어 상품을 벌써부터 홍보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신용카드가 없는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직불카드인 '인롄(銀聯)카드'에 가맹해 중국인 관광객의 결제에 대비하고 있다. 대형 가전할인 매장인 빅쿠카메라는 1일부터 일본 삿포로(札幌)와 후쿠오카(福岡)의 3개 매장에서 인롄카드 사용자에 대한 추가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백화점 중 중국인 고객이 가장 많은 미쓰코시도 8일부터 인롄카드 사용 안내 포스터를 에스컬레이터 옆에 게시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45만명이었다. 전체 외국인 여행자가 835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에게도 비자 발급이 허용되면서 중국인 방문객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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