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e is unfortunately already out of the bottle.'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출구전략에 대해 옹호적이거나 각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무한대로 풀린 유동성이 인플레를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급락했던 자산가격도 어느 정도 반등한 상태기 때문에 서서히 유동성 축소를 시작해서 수퍼인플레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게 그들이 입장이다.모건스탠리 global economic team의 co-head인 Joachim Fels는 'global QE, global Inflation' 제하의 글을 통해 각국의 M1 증가율을 재차 언급하며 과도한 글로벌 유동성을 지적했다. M1 증가율이 미국 20%, 유로존 8%, 그리고 일본에서도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G4의 M1 증가세가 12%에 달하는 것은 물론 스위스 +42%, 이스라엘 +54%에 중국도 +18.5%에 이르고 대출 증가율은 무려 +28%에 달하는 등 유동성 증가가 급격하다는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단순하게 풀리는 돈만 넘치는 게 아니라 FRB와 BOE의 채권 바이백에 이달 실시될 ECB의 600억유로 규모의 covered bond 매입까지 감안한다면 조만간 글로벌 인플레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반면 인플레가 우려되는 게 아니라 본격적인 디플레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Paul Krugman은 인플레 걱정에 사로잡혀 현재와 같이 어정쩡한 재정정책을 쓰다가는 1930년대의 대공황을 맞을 것이라며 연신 오바마 정권에 대해 목청을 높이고 있다.Krugman은 'That '30s show' 제하의 칼럼을 통해 "It has been a rude shock to see so many economists with good reputations recycling old fallacies - like the claim that any rise in government spending automatically displaces an equal amount of private spending, even when there is mass unemployment - and lending their names to grossly exaggerated claims about the evils of short-run budget deficits"라든가 심지어 "Also, as in the 1930s, the opponents of action are peddling scare stories about inflation even as deflation looms"라는 문장을 통해 출구전략 운운하는 자들의 인플레 우려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미국 guru라는 사람들의 견해가 이렇게 달라서야 오바마 대통령조차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QE(Quantitative Easing)가 과도하다는 건 필부도 아는 일이다. 하지만 장래에 인플레가 고개를 들 무렵 단호하게 취할 Exit plan만 확실히 마련돼 있다면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나 선제대응은 불필요하다.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신호를 보이고 일부 자산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인플레 지표보다는 디플레 지표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유동성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문제는 정책당국자의 실수가 반복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점이다. 경기나 주가가 회생 단계를 넘어선 시점에서조차 '좀 더 버텨보자'라든가 '조금만 더 회복세가 강해지는 것을 보고 난 뒤에…'라는 생각으로 인플레 제어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크다.가격수준이 과도하거나 서브프라임처럼 말도 안 되는 짓거리가 벌어진 뒤 sell-off 국면이 도래할 경우 무한대로 유동성을 풀어대서 침체를 제어하고, 가격과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유동성을 축소해 인플레도 막는 게 모두 성공한다면 이렇게 쉬운 정책이 어딨겠는가.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난 이 말을 인용하고 싶다. "The genie is unfortunately already out of the bottle."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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