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기습상정 '좌충우돌' 속 '시계제로'

정치권이 1일 비정규직법 적용 시행일을 맞아 해법 마련에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계제로다. 한나라당은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6인 회담을 제안하는 한편, 꽉 막힌 상임위를 타개하기 위해 비정규직법안을 상임위에 기습 상정하는 등 강온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5일까지 협상안을 나오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배수진도 치고 나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위해 지금은 비상상황이어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여야 6인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치권끼리 야합하자는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양대 노총이 의견을 개진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데, 6인 회담은 정치권끼리 합의하고 야합하자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박선영 자유 선진당 대변인도 "3당 간사간 협의도 안되는데 무슨 6인 회담이 되겠느냐,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당은 이회창 총재가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결론이 날 때까지 논의하고 이해를 조정하자"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내 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비정규직법의 시행과 관련한 문제는 사회적 합의 틀 아래 풀어야 한다" 며 "선진당이 뒤늦게 양비론을 앞세워 비판하는데 선진당은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나" 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전방위 여야 대치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나라당 환노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비정규직 개정안을 포함한 147건의 안건을 국회 환경노동위에 기습 상정했다. 이날 기습 상정은 추미애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효력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여야 대치 상태를 파국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개의 요청을 했는데도 개의를 하지 않은 것은 사회권 기피·거부로 볼 수 있다"면서 "국회법 50조5항 규정에 따라 추미애 위원장을 대신해 회의를 개의한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위원회 파행 운영을 이유로 추 위원장에 대한 사퇴촉구결의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법안 상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어제 단독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만 상임위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국회법 어디에도 없다"며 "한나라당이 국회를 놀이터로 만들려고 한다, 유권해석을 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핵심쟁점인 유예기간의 문제는 서로가 마음을 연다면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타협하고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단 직권상정을 유보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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