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자재 사재기 속도를 늦추면서 가격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장기적으로 원자재가격이 되살아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롱뷰이코노믹스(Longview Economics)의 크리스 와틀링 대표는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원자재 시장의 수퍼 사이클((super cycle·가격 장기 상승)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3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 지속 전망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하반기 원자재 가격이 40%에 이르는 하락세를 끝내고 올들어 15% 이상의 상승했을 때 이는 중국의 원자재 비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와틀링 대표는 지난해의 하락장세를 불 마켓을 위한 ‘건전한 조정기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도 현재의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3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 번째는 이머징 국가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1997년부터 2001년 동안 지속된 동아시아지역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이 지역 국가들은 부채수준은 낮추고 외환보유고 비중은 높여왔다. 와틀링 대표는 “동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이 향후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0년이 되면 브릭스 국가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이 원자재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미 중국에서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이로 인한 빠른 경기회복으로 구리 등 금속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 광통 선물 브로러리지에 따르면 5월 구리 수입량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랠리를 기대하는 두 번째 근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중은행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는데 있다. 와틀링 대표는 만약 백악관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원자재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와틀링 대표는 과거의 원자재 랠리 기간 사이에 한동안 지속됐던 하락장세를 예로 들었다. 1968년~1980년 동안 수퍼 사이클 기간 가운데 1974년 중반부터 1975년 말까지 약 25% 가량의 하락장세기 지속된 적이 있다. 1932년 상반기부터 1951년 동안 이어졌던 수퍼 사이클 동안에도 마찬가지의 하락장세가 있었다. 1937년 한 해 동안 원자재 가격은 누적 40% 하락하는 폭락장세가 이어진 것.지난해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 역시 수퍼 사이클 기간 동안 발생하는 조정기간일 뿐이라는 것이 와틀링 대표의 지적이다. 과거 두 차례 모두 글로벌 경기침체와 관련이 됐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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