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S 리스크, 부동산 대출 부실 '뇌관'

금융위기 이후 신용시장이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시장은 여전히 ‘지뢰밭’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오피스 빌딩, 쇼핑몰 등 상업 부동산 담보를 통해 조달한 3조4000억 달러의 채무가 지급 만기일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만기도래하는 대출금을 CMBS 발행을 통해 해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 때문에 향후 부동산 시장 전체의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CMBS가 전체 부동산 금융 섹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또 부동산 자산가치가 대출금액 보다 커서 큰 문제가 없는 부동산 자산도 지금과 같은 CMBS 시장의 신용경색으로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지급불능(디폴트)를 맞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규제당국은 일찌감치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이달 초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CMBS시장의 회생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만약 CMBS 시장의 자본조달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 가치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고 이로써 또 신용경색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주 CMBS를 매입하는 투자자들에 대해 자산 담보부 증권 대출 프로그램(TALF)을 통해 대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7월이 돼서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연준이 CMBS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미국 은행권에까지 타격을 주는 거대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995년부터 2008년 사이에 발생한 상업용 부동산 부문 손실 규모는 2340억 달러에 이른다. 골드만삭스는 상업용부동산으로 발생한 손실 규모는 서브프라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손실이 지속되는 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도 유럽 내 CMBS 시장의 부실을 우려했다. 도이체방크는 “유럽 최대 규모 CMBS 채권의 만기일이 향후 2~4년 사이에 도래할 것”이라며 “시장이 이를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만기 도래하는 4100억 달러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운데 적어도 3분의 2 가량은 리파이낸스 자격을 갖추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리차드 파커스 애널리스트는 “은행과 생명보험사가 3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50%,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출의 손실률이 상승하면 대출 금리도 올라간다는 의미다. 현재의 상업용 모기지 부실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떠올리게 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우선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의 4분의 1가량만이 증권화된 상태인데 이는 서브프라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 서브프라임과 달리 연계된 파생상품의 숫자가 적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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