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전략]방향 잃은 한국증시..리스크 관리 필요

전날 코스피 지수는 이렇다할 방향을 잡지 못한채 이리저리 흔들리다 결국 전일보다 1.41포인트(0.10%) 하락한 1393.3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장 막판 회복됐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오후 들어 매수 규모를 급격히 줄였고 결국 보합권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도 매도-매수-매도로 변화, 일관성없는 모습을 보였다. 9일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보여준 매매패턴의 변화는 시장 향방의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수급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경기회복'이라는 확실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단기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주로 수급이 좋은 종목과 상품가격 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원자재관련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전날 보여준 외국인의 장중 매매패턴 변화는 향후 시장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중 1360억원까지 순매수세를 보이며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는 북한의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유죄선고 뉴스가 나온 이후 약 900억원 이상의 물량을 출회하며 하락압력을 가중시켰다. 최근까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매매패턴 변화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수급측면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이번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선물옵션 동시만기, 남북실무회담 등이 예정돼 있어 장중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이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단기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방어적 전략 중 하나는 수급측면에서 강화된 종목군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외국인,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업종이나 종목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적게받고 추세회복시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 순매수하면서 대차잔고까지 감소한 수급모멘텀이 유효한 종목군을 조사한 결과 , , , , , 이 꼽혔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가장 큰 고민은 '경기개선 기대감과 실제 경제 상황과의 격차'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다소 훼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미국 경제의 70% 수준을 담당하는 소비 부문의 개선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경기 안정을 자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미국 저축률은 부담이다. 달러화 가치 하락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 지속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채권 발행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달러화 가치가 추세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달러화 약세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대체 투자자산을 모색케 하는 요소고 최근 우리나라 증시에 유임되고 있는 외국인 유동성도 일정부분 여기에 기인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능성이나 헷지성 자금의 유입에 따른 원자재가의 추가 상승같은 부분은 고민이 필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목 선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시점이다.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중심의 수급이 최근 증시를 관통하고 있는 기본적 이슈다. 달러화 약세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내수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전략이며 달러화 약세에서 파생되는 상품가격 상승의 수혜가 기대되는 일부 에너지 관련주 및 우량 자원개발 관련주에 대한 접근도 유효한 대안이다.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시장이 방향성 없이 흔들리는 이유는 지난 3~4월 시장을 끌어올렸던 수급 개선에 더이상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지수가 1400까지 상승하는데 단 2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라는 유동성 공급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최근 수급장세는 그 힘이 약해지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계속되는 주식매도와 프로그램 순매도가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소다. 외국인 선물 매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월 이후 외국인은 현물을 8조4700억원 매수했고 선물은 2조660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 매매는 4월 이전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4월 이후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수가 대략 1300선을 넘어서면서 벨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보유중인 포지션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동안 추가 수급 개선은 어렵다고 판단한다. 펀더멘털의 개선이 쉽지 않고 개인,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도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시장은 이제 앞선 기대감이나 유동성에 의존한 흐름이 아닌 지속적 펀더멘털 개선신호를 고대하고 있다. 코스피 1400선 이상에서 번번이 탄력둔화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고민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들이 다양하다. 지금까지 경기회복을 주도해온 요인들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상반기에 집중된 각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 확장적 통화정책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최근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부담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반영한 해외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이 뚜렷하다. 장기국채의 금리상승이 지속될 경우 정책효력을 약화시키고 경기회복을 지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400선 이상에서는 펀더멘털 상 부담이 되는 영역에 진입하는 지수대로 새로운 상승모멘텀이 부각되기 전까지는 기간조정 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중 소매판매와 소비자심리지수 결과에 대한 기대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방 변동성을 이용한 저가매수 대응은 유효할 것으로 본다. 시장 흐름이 불안할수록 기업실적에 초점을 맞춰 실적개선 종목 위주로 조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상품시장 강세에 착안해 원자재, 에너지 관련주도 단기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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