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기축통화를 꿈꾸는 중국이 이에 대한 준비작업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오는 16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슈퍼통화'다.
러시아ㆍ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 4개 국가들은 새로운 경제ㆍ외교질서 수립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이 회의에서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통화에 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달러화 대신 위안화 등 자국화폐로 무역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내 외국계 은행 두군데가 외국계로선 처음으로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발표해 중국을 들뜨게 하고 있다.
4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4월 런던 G20 회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제안한 슈퍼통화 구상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3월 달러화를 대체할 기축통화를 논의해야할 시점이 왔다고 도발성 발언을 한 바 있다.
새로운 기축통화체제는 이후 서방국가들마저 논쟁에 가세하며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나탈리아 티마코바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정상회담 참석국가들 중 한나라라도 슈퍼통화 문제를 거론하면 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루블화 등의 새로운 역할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가운데 자국의 통화 역할 강화에 적극적인 나라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꼽힌다. 하지만 다른 대국인 브라질과 인도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라질은 달러화 중심의 기존 통화체제를 우려하며 중국과 양국 통화로 무역결제가 가능하도록 합의를 봤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와도 달러가 아닌 양국 통화로 무역결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나집 압둘 라작 총리 겸 재무장관은 3일 베이징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만나 이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에서 영업하는 중국계 은행들에게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독려하는가 하면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 및 남미국가와의 통화스왑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국제통화스왑 규모는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6개국과 6500억위안(약 953억달러)에 달한다.
한편 스탠다드차터드은행(SCB)와 HSBC 등 대형 외국계 은행이 중국내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고 밝혀 위안화가 더욱 세력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은행들로선 이들이 처음이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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