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지난 2일부로 국내 판매 전 차종의 가격을 최대 5% 인하했다. 고환율 및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 고객들에게 보다 유리한 구입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이번 가격 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크다.
혼다코리아의 가격 조정은 올들어만 벌써 세 번째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월 치솟는 엔환율을 이유로 수입차 업체들 중 가장 처음으로 약 2.8~3.1%의 전격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3월 역시나 엔고 현상을 이유로 무려 평균 13.85%나 가격을 올려 불과 3개월 사이 차값의 15%나 인상했다.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전례가 없었던 인상폭이었다.
이로 인해 당초 3940만원이라는, 수입차 치고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였던 '어코드 3.5'는 무려 4590만원이라는 가격이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줄곳 수입차 판매 순위 1위를 지켜냈던 혼다코리아는 지난달까지 판매순위 7~8위권으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에 대대적으로 가격 인하를 선전하며 다시 한 번 반격의 시동을 걸고 나선 것.
혼다코리아가 처음 약 3%의 가격을 인상할 당시 환율은 100엔에 1300원 정도의 수준이었다. 두 번째 13%가량의 가격 인상을 할 당시의 환율은 100엔당 1600원선. 그러나 현재의 환율은 100엔당 1200~1300원선으로 혼다가 처음 가격을 인상할 때의 수준으로 돌아왔다. 즉, 5%의 가격 인하를 적용해봤자 엔원환율이 한창 높은 시점이던 1600대의 가격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된다는 말이다. '가격인하'라고 보기에 무색한 수준이다.
가격 인상 당시 "살기 위해 가격을 올렸다"는 말만큼이나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가격을 내렸다"는 혼다코리아의 '생색'이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이유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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