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기자
인천국제공항 새 탑승동 전경.
출장·여행 등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을 간다는 들뜬 마음에 출발 전 챙겨야 할 것들을 놓치면 크게 후회할 낭패를 맛보기 마련인데, 그 중의 하나가 정확한 목적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공항이 있다. ‘월드 에어포트 코드’(www.world-airport-codes.com)라는 홈페이지에만 9495개의 공항 정보가 수록돼 있다. 문제는 이들 공항이 한 도시에 여러 개가 있으며, 전혀 다른 지역에 있는 공항이 같은 이름일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명으로 공항 이름 알 수 없어= 항공산업이 가장 많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텍사스주 ‘댈러스(Dallas)’ 공항을 가려는 사람이 엉뚱하게도 텍사스와 수천마일 떨어진 워싱턴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워싱턴에 있는 공항 이름이 댈러스와 거의 유사한 ‘덜레스(Dulles)’이기 때문이다. 한 국가 내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호세’ 공항은 미국과 코스트리카에 있으며, ‘산주앙’은 아르헨티나와 푸에르토리코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어느 나라 공항으로 가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면 승객들은 뜻하지 않게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연 이후 한국도 더 이상 김포국제공항에 서울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있다. 미국, 유럽 각국 등 거대도시가 발달한 나라는 인접 공항이 여러 개 있는 경우가 많아 도시 이름만으로는 목적지를 정확히 알아낼 수 없다. 예를 들어 뉴욕에는 뉴어크(Newark)와 존에프 케네디(JFK), 라구아디아(La Guardia) 등 세 군데에 공항이 있다. 이들 공항들은 국제선 중심, 국내연결 중심 등 각각의 기능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로스엔젤레스·샌프란시스코·런던·파리·도쿄 등 거대도시들은 한 도시 또는 권역 내에 복수의 공항이 건설되는 게 보편적인 추세다. 도시명을 착각해 엉뚱한 도시로 날아가는 불상사를 방지하고자 항공사 예약 접수 직원은 꼼꼼히 목적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도 사람인지라, 업무가 몰리면 착오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승객이 직접 자신의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김포공항 탑승구
◆도시명과 공항명 다르게 사용키도= 3레터 코드는 세 글자만 보고도 그 공항을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리고 다른 공항과 겹치지 않으면서 구별될 수 있도록 공항 당국이 스스로 코드를 정해서 IATA 등 국제협회에 통보해 승인을 받게 돼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새로 공항이 생겨서 그 공항 당국이 쓰고 싶은 코드가 있더라도 다른 나라 공항이 그 코드를 쓰고 있다면 승인받을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신설 공항들은 기존 공항과의 차별화를 위해 ‘X’나 ‘Z’와 같은 눈에 띄는 알파벳을 사용해 도시명이나 공항 명과는 완전히 동 떨어진 약자를 쓰는 경우도 많다. 캐나다에 있는 공항들은 벤쿠버(YVR) 처럼 아예 ‘Y’로 시작하는 공항코드를 사용한다. 한국도 공항코드 명칭 때문에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관문은 김포공항이었다. 당시 김포공항의 코드는 서울 도시코드와 같은 ‘SEL’이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그동안 SEL이 한국의 관문공항으로 널리 알려진 코드였기 때문에 대표성을 고려해 인천공항도 그냥 SEL을 써야한다, 아니면 공항 위치가 서울이 아닌 인천에 있으니 SEL은 맞지 않는다는 이견이 맞붙었다. 논의 끝에 정부는 SEL은 도시코드로만 사용하고, 김포공항은 'GMP'로, 인천공항은 'ICN'으로 정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IATA는 도시명이나 공항명에는 3레터코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항공사에는 두글자의 알파벳 코드를 부여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즉 은 ‘KE’, 은 ‘OZ’, 제주항공은 ‘7C’, 에어부산은 ‘BX’, 진에어는 ‘LJ’, 이스타항공은 ‘ZE’를 쓰고 있다.<자료 협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채명석 기자 orivcms@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