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中 경제 상식 안통해 예측 불가'

'대예언자가 왔다.' 전세계 경제학계 최고의 스타 학자로 꼽히는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중국에 처음 드러낸 모습은 마치 팝음악 스타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고 차이나데일리가 12일 전했다. 그의 두번째 강연이 열린 11일 베이징대 강당에는 강연을 듣기 위해 입장료 5만8000위안(약 1050만원)을 기꺼이 낸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제일 싼 자리도 5800위안이나 됐지만 발디딜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자리 사이의 통로도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자리를 못잡은 사람들은 옆 강당에서 모니터를 통한 생중계로 그의 연설을 들었다. 이미 노벨경제학상 수상 이력과 뉴욕타임스 명칼럼니스트로서의 명성 탓인지 관객의 호응은 대단했다. 그는 베이징에 도착하자 마자 TV인터뷰를 가졌고 이틀동안 두개의 도시에서 4차례 강연에 나섰다. 비관론자로 통하는 크루그먼 교수는 강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이 아직 요원한 것 같다"며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지금 (세계 경제가) 안정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현 경제상황을 환자에 빗대 "응급실에선 나왔지만 여전히 매우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어디서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방대하기는 하지만 규모가 충분치 않다"며 오바마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에게서 돈을 빌려 집을 서로 사고 팔다 이 꼴이 된 것"이라며 "적자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 경제에 대해 "더이상 수출 주도로 성장할 수 없으며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더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그는 이에 대해 "중국 경제는 다른 나라 경제에 비해 상식적으로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30년 뒤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학생들로부터 개인적인 질문을 받고 "역사학에 더 관심이 많았지만 사건 해결을 위한 구조를 설계해주는 경제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위안화의 국제통화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은 시기가 필요하며 내 생애에는 그런(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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