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격 뻥튀기' 도 넘은 인베브

오비맥주 매각에 나선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의 말 바꾸기가 도를 넘어섰다. 그냥 팔기 아깝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인수조건을 변경, 인수전 참여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 가격을 부풀리기 위한 전략이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다.   인베브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협상 도중, 롯데와 MBK에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인수기회를 주겠다며 또다른 물밑 작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매각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습에 세계 최대 주류업체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정도다.   인베브의 치졸한 행태는 이번만이 아니다. 인베브는 그동안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채 예비 입찰을 진행했고, 향후 일정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 가진 자의 횡포를 서슴지 않았다. 협상 과정에서 '오비맥주 인수자가 향후 재매각시 인베브에 우선협상권을 준다'는 추가 조항도 일방적으로 삽입했다. 다시 매수할 수도 있을 만큼 우량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속셈이었다. 특히 인베브는 롯데를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언론 플레이를 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외국자본과의 매각 딜을 지켜보면서 결코 원칙과 체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다. 이 시점에서 오비맥주를 인수하려는 측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무턱대로 높은 가격에 인수할 경우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부풀려진 가격은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고 인수측에서도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오비맥주 경영에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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