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사랑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큰 손' 외국인 주주의 지분 매각 공시는 되레 늘어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시장서 5%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의 지분 변동 공시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분 매각을 보고한 공시는 총 20건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서 이틀을 제외하고는 순매수를 지속, 무려 1조8634억원 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홍콩 국적 자산운용사인 JF에셋매니지먼트의 주식 매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JF에셋은 주식 35만1910주를 장내 매도, 보유 지분을 기존 12.94%에서 4.97%로 낮춘 것을 비롯해 (5.03%→4.91%), (6.79%→4.90%) 등의 지분도 줄였다.
노르웨이 해운사인 빌, 빌헴슨 아사도 지난달 말 전략적 투자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 186만1418주(지분 4.96%)를 팔아치웠다. 이밖에 템플턴, 씨티그룹, 산사 캐피탈 등 미국 국적의 외국인들도 신도리코, 영원무역, 한국개발금융, 우리들생명과학 등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 속에서도 큰 손들이 이처럼 청개구리 행보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이 업종 대표중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처분 공시가 업종 대표주 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활발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의 러브콜이 집중된 종목은 신한지주 현대차 GS건설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업종 대표주였다. 이들 종목의 경우 가격 부담으로 인해 사실상 단기간 내 보고 의무가 생기는 5%이상을 신규로 매입 하긴 어렵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이 업종 대표주 등 대형주에 매수를 집중하고 있다"며 "따라서 기존 중소형주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처분하고 대형주를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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