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야되나]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종합)

봄바람이 분다. 집값도 강남 재건축을 비롯, 수도권 신도시 중심으로 들썩거린다. 분양아파트의 경우 청약 대박 행진이 이어지면서 내집마련 수요자들을 불안케 한다. 그렇다고 경기 회복이 단숨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침체된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집 사기를 늦춰야할 판이고, 집값 움직임을 보면 구입 시기를 앞당기는게 유리해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시장은 안갯속이다. 이 가운데 집을 사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출 금리도 떨어져 집을 사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로 느껴진다. 하지만 확신이 없다. 이같은 고민에 밤잠을 못이루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현재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너무 많이 오른 상태임으로 급매 위주의 매수를 권했다. 또 여유를 갖고 매도 시점을 길게 잡아야한다고 조언한다.

◇ "내집마련 수요자 일단 신중..'급매'위주 판단"= 성치윤(과천, 43)씨는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내집마련 수요자다. 성씨는 지난해말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지금이 아니면 살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8억2500만원이면 112.4㎡를 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시세였다. 지속적인 하강 곡선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에도 신중함은 그의 결단력을 흐트렸다. 이후 네 달이 지났다. 아파트 가격은 11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하락분을 만회한 수준이다. 눈물을 머금고 무릎을 치지만 그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이렇게 안좋은데 이 정도 올랐으면 시장성이 충분하지 않겠냐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현 시점에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한다는건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올 하반기내 경기가 호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면 급매로 나온 물건 매수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호가 위주로 시세가 급등한 만큼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며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보단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때 올 수 있는 부수적인 차익을 고려해야한다"고 당부한다.   성씨의 경우 시세대로 아파트를 매수한다는 건 모험에 가깝다. 그러니 기회를 기다려 급매물을 잡아야 한다. 단 매수 시점을 길게 봐야 한다. 현재 강남 재건축은 거래보다는 호가 위주 상승이기 때문에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게 김부장의 설명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10년 공공임대아파트를 권한다. 일단 가격이 저렴하며 5년뒤면 분양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에게 안성맞춤이란게 그의 의견이다.

◇"자금 여력 적은 사람은 10년 공공임대 유리"=김정환(33)씨는 요즘 빠졌던 앞머리가 다시 돋는 기분이다. 부산에 계신 부모님을 서울로 모실 수 있는 방도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늘 자금이 문제였다. 그가 손에 쥔 5000만원으론 회사(강남) 근처 아파트는 커녕 빌라도 얻기 힘들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용인 흥덕지구내 대우 푸르지오 영구임대아파트를 신청했다. 하지만 그는 예비 순서는 38번이었다. 그의 앞머리가 빠져나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풀리면서 여력이 생겼다. 김씨는 10년 임대 아파트까지 넘보게 됐다. 파주(운정)신도시 A18-1BL에 위치한 휴먼시아 10년 임대 아파트가 그의 마음에 들었다. 가격은 영구임대보다 비쌌다.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입주후 5년이면 분양 전환도 가능하니 내 집 마련도 꿈꿀 수 있는 집이었다.   김씨는 파주쪽으로 마음을 정리해갔다. 하지만 지난주말 흥덕에서 걸려 온 전화에 그의 고민이 시작됐다. 당첨자들이 계약을 철회하면서 그에게 기회가 온 것.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대출 금리가 풀리면서 중소형 주택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급증했다"며 "특히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분양전환시기가 5년으로 줄면서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임대아파트의 장점으로 월 일정비용만 지불하면 평생 자기 집처럼 살 수 있다는 점과 분양 전환시기가 짧아져 내 집 마련이 수월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성씨의 경우 파주에 위치한 10년 공공임대가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매입후 5년뒤 시세로 분양가를 책정(감정가)해 분양전환된다. 이에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 또 직장이 강남이고 노환이 있는 부모님을 모시고자 하는 김씨에게 입지적인 면에서는 용인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게 함 팀장의 설명이다.   이어 "'10년 임대는 지금이 기회"라며 "다만 자금 여력이 된다면 판교 등 수혜가 입증된 곳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언 UNR 컨설팅 대표는 요즘 시세가 급등한 강남, 과천, 분당 주변 지역을 유심히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난해말 떨어진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향후 시세 상승이 가능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 "대체 수요자는 급등지역 주변 고려" =평촌 범계역 부근 부영아파트 66㎡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는 장영준씨는 부인 등살에 머리가 아프다. 일단 장씨는 지금 집에 계속 살고 싶다. 내 집 장만의 꿈을 이룬 첫 집이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다 이 집에 있을때 태어났고 잘 크고 있다. 다 집 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하지만 부인은 강경하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데 주목한다.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 못올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게 장씨 부인의 주장이다.   이에 장씨는 오늘도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인의 생각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이들이 더 큰 다음에 집을 옮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박상언 유앤알(부동산컨설팅) 대표는 "평촌, 동작, 용인 지역은 과천, 강남, 분당의 집값 상승세를 유념해야한다"며 "특히 그간 급락한 바 있는 중대형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강남, 과천, 분당 등의 아파트 시세는 급등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말 하락분을 만회하는 수준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급등한 지역 주변도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작, 평촌, 용인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매수를 한다면 지난해말 급락한 중대형 아파트를 추천한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경기 침체로 가격이 떨어진 만큼 경기가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면 이들 아파트들의 가격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현재 시세 급등 지역에 가까운 지역에서 투자를 고려하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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