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선 돌파 무난…밸류에이션 부담 종목은 차익 실현 나설 때
'주가는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최근의 코스닥 지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격언이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8개월여 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전저점인 245.06을 기록한 지난해 10월28일 이후 5개월 만에 지수만으로도 1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니 그야말로 무서운 랠리다.
챠트도 양호하다. 120일 이평선이 우상향으로 추세 전환했으니 이 시점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기가 아쉬울 법 하다.
하지만 9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해내던 코스닥 시장이 14일에는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다. 단기간에 올라왔으니 숨고르기 과정을 거치는게 당연한 게 아니냐며 오히려 이를 조정의 기회로 삼겠다는 투자자들도 많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전략의 수정 기회로 삼는게 더 유리한 시점으로 해석된다.
500선 마저 돌파한 코스닥 지수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이미 차트가 정배열한 상태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보니 단기 고점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저항선이 없기 때문이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예상됐던 500선 마저 하루만에 뚫고 올라갔으니 550선 돌파도 무리로 보이지 않는다. 전고점인 65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각 증권사마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 조정이 올 수는 있겠지만 추세 전환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는 없다.
각 테마별 대표종목의 입지가 굳건하다는 것도 앞으로 코스닥 시장 상승세를 점치게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현재 장세는 대표주를 중심으로 매기가 확산되며 투자심리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지수가 10%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종목별로는 50%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장세다.
다만 주의할 점은 오르는 종목을 제대로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강한 투자심리가 밑받침돼있지만, 형편없는 실적이 발표될 경우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과 기관은 이미 종목 갈아타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관은 셀트리온을 팔고 서울반도체를 사들였다. 바이오주는 실적 개선세를 확인하기 쉽지 않겠지만 LED와 게임주 등의 실적 개선세는 어닝 시즌을 거치며 기대를 넘어 확신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일단 최근 코스닥 시장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LED와 게임 종목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의 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6.59%, 영업이익 3.85%, 순이익 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주 열풍의 한가운데 서 있는 도 주가 상승세를 실적이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에 중국 오픈베타가 예정된 'FIFA 온라인2'의 개런티는 최소 분기당 20억원 정도 될 것"이라며 "이를 실적 전망에 반영하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기존보다 각각 9.3%, 25.9%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현재의 상승 흐름은 종목 교체의 기회"라며 "기대감이 실적으로 확인되는 기업과 아닌 기업의 주가 흐름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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