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운 ''남자이야기'서 청량제 역할 맡았죠'(인터뷰)

[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제가 '남자이야기'에서 청량제 역할이래요." 배우 한여운이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KBS2 TV소설 '청춘예찬'에서 부자집 딸 배경숙 역을 맡아 악녀 연기를 선보인 한여운은 KBS2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에서 천사로 변신했다. 한여운은 '남자이야기'에서 선(善)으로 대변되는 채은수 역을 맡았다. 채은수는 부유한 집안의 딸로 티 없이 맑은 성격의 소유자다. 그래서인지 기자와 만난 한여운은 한층 밝아졌고 웃음도 더 많아졌다. "은수는 밝은 이미지예요. 은수네 집 전체가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인데 은수 방만 햇살이 비춰요. 제 촬영일 때는 반사판도 더 많이 넣어 주시고요." 드라마 안에서 한여운이 나타나면 진지했던 분위기가 한층 밝고 발랄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남자이야기' 1부 후반에 옥탑방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수첩에 적는 한여운의 모습은 천진난만한 은수 캐릭터 그 자체였다. "채은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걸로 설정됐어요. 특히 윤성식 PD는 항상 어리바리하게 표현하라고 주문해요. 첫 등장 장면에서 글씨쓰는 장면이 있었는데 윤PD가 '더 못 써야 해'라고 말해서 NG를 몇번이나 냈는지 몰라요. 얼마 전에 양로원에서 노인분들께 노래를 불러드리는 장면을 촬영했을 때도 윤PD가 '더 못불러야 해'라고 계속 주문했어요. 그래서 '저도 여배우에요'라고 항의해 봤지만 소용 없었죠.(웃음)"
이에 반해 극중 남매로 설정된 김강우가 맡은 채도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로 채은수와 반대인 악(惡)을 대변한다. 하지만 채도우도 동생 채은수와 함께 있을 때는 인간적인 면을 내비친다. "오빠 채도우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정한 설정이에요. 때문에 강우 오빠와는 다정하게 연기하는 신들이 많아요. 윤성식 PD는 연인같아 보일까봐 걱정이 많아요. 대본에 강우오빠가 제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고통스러워 하는 신도 있었는데 윤성식 PD가 어깨를 토닥여 주는 모습으로 바꿨어요.(웃음)" 송지나 작가는 채도우와 채은수는 동체였는데 분리가 돼 각각이 완전하지 못한 존재가 됐다고 설정했다. 감정이 결핍된 채도우에게 '천사표' 채은수는 엄마 같은, 또는 성모 마리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채은수는 김신(박용하 분)을 만나고부터 오빠에게 칼을 겨눈다. "은수의 착한 캐릭터는 쭉 가요. 착하기 때문에 오빠의 나쁜 행동을 알지만 보듬어주는 거죠. 하지만 김신을 만나면서 오빠를 무너뜨리게 되요. 신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신을 도와줘요. 김신은 저를 이용하고요. 오빠를 위해서라도 오빠의 나쁜 행동을 저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거죠." 한여운이 현재 출연 중인 두 작품 KBS1 TV소설 '청춘예찬'과 '남자이야기'에서 부잣집 딸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캐릭터 성향은 대조된다. "'청춘예찬'을 촬영하고 '남자이야기' 촬영을 하면 말투가 빠르고 덜 착해 보인데요. 그래서 윤성식 PD는 좀더 느리게 해보라고 주문해요. 반대로 '남자이야기' 촬영 후 '청춘예찬' 촬영을 하면 스태프들이 '경숙이가 갑자기 착해지고 바보 같아졌어'라고 말하는 거 있죠? 그래도 양쪽 스태프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한여운은 그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이름을 알렸고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다방 종업원으로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SBS '황금신부'에서 아이돌 스타의 상대역을 맡아 안티팬도 생겼다. 올해는 '청춘예찬'과 '남자이야기'에서 연이어 주인공을 맡게 됐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나아가고 있는 한여운은 '남자이야기'에서 가장 걱정되고 어려운 부분에 착한척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하는 점이다. "은수는 천사 그 자체잖아요. 제가 연기하는 은수가 시청자들에게 착한 척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에요. 착한 척하는 것 같아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한여운이 이번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기대된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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