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섭기자
이마트 1호점인 창동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93년 11월12일. 이마트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비유되는 월마트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요인은 다름아닌 끊임없는 변신과 개혁이었다.
#1. "과거 일본의 종합슈퍼마켓과 백화점은 무분별한 출점과 확대 경영으로 불황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영 파탄에 직면했습니다. 국내 유통기업은 업태 다변화, 점포포맷 다양화 등으로 일본 유통기업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됩니다"(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학 교수) #2. "글로벌 유통기업은 불황기 생존전략으로 기존시장 영역 파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객 중심의 조직 생성, 정밀한 고객분석 역량 확보, 전략적 인수ㆍ합병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선진 유통기업들의 불황기 대응전략을 벤치마킹해 국내 현실에 맞게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이원준 액센츄어 총괄대표) 불황기에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고 유혹할 수 있는 소매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경제에서 유통산업이 담당하는 고용 비중이 전체의 16%로 제조업에 이어 두번째 규모라는 점을 이를 방증한다. 특히 생필품 소비가 5% 줄어들면 원자재와 주가 환율이 10배나 폭락시키는 위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혹독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통업계가 복합쇼핑몰과 같은 신업태 진출을 통해 내수 진작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까운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버블경제가 붕괴한 1990년대 일본은 백화점 등 대형소매기업이 부진했고 드럭스토어 등 전문점은 매상고를 늘리며 주력업태로 부상했다. 유통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물과 같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유통업계의 생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업태(業態)를 계속 바꾸는 것"이라며 유통분야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내 유통 업태의 변화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업태간 경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는 신업태의 도입 기간이 짧아진데다 소비환경의 변화나 이종업체 간의 제휴, 그리고 선진시스템의 정착 등에 따른 것이다.이마트 창동점의 매장 내부 모습.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소매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는 대신 슈퍼마켓과 편의점, 무점포 업체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펴낸 '유통산업 통계' 2009년 상반기호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매출액이 각각 13조와 5조5000억원으로 각각 5.3%와 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7년 11조8000억원과 4조8000억원 보다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 많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각각 30조6000억원과 19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1%P와 0.2%P 감소했다. 기존 업태의 쇠락과 신업태의 부상 속에 오는 2010년이면 할인점도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